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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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1~2일, 현지시간)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글로벌 '빅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 대통령 선거(8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28일 힐러리 후보의 이메일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우려 등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일 오전 10시2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90% 내린 1989.72를 기록 중이다. 지수가 장중 1990선을 밑돈 것은 7월 이후 넉달 만이다.

FOMC와 미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할 대 코스피(유가증권시장)의 저점 확인 과정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 팀장은 "11월 FOMC 이후 달러화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다시 오르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시장은 더욱이 모멘텀(동력) 부재와 빅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커진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 국내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2배, 주가수익비율(PER)도 9.8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후반으로 접어든 실적 시즌에 유의하면서 매매 대응에 나서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미국 대선 직후 두 달간 주식시장은 직전보다 부진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말까지 주식시장에서 안정성이 높은 주식의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강현기 동부증권 시황 담당 연구원은 "1900년부터 2012년까지 112년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증시 상황을 돌아보면, 미 대선 직전까지 나타났던 선거 모멘텀의 경우 대선 직후엔 소강 상태를 보이며 증시도 조정을 거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주식시장은 11월8일 대선 이후 연말까지 남은 기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가장 커다란 문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라고 내다봤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 역시 미 대선 이후 시장 내 모멘텀의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소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이미 '힐러리의 대선 승리'라는 정책 기대감을 주식 가격에 반영했을 뿐"이라며 "정치적인 불확실성은 남겨진 상태이므로 선(先)반영된 이번트로 인해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연말까지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금리상승 수혜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주(株)와 보험 업종이 수혜주로 제시됐다.

강현기 연구원은 "올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금융시장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금리인상의 속도에 대한 고민이 갈수록 깊어질 수 있다"면서 "미국 신(新)정권의 재정정책 여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가올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려 단기 시중금리의 반응하는 정도가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게 강 연구원의 분석이다.

또 "지금의 상황이 투자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연말 대표주인 배당주가 금리인상에 취약하다는 사실"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따라서 배당주의 성격을 가지는 동시에 금리상승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은행과 보험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시황 담당 연구원은 미 대선과 관련해 "에너지 관련주들이 지지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두 후보의 에너지 정책이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라며 "에너지 정책은 관련 기업의 장기 산업 계획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서 대선 결과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힐러리 후보는 기존 오바마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기조를 이어 태양광, 풍력 중심으로 공격적인 신재생에너지 부양을 내놓고 있는 반면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상 폐기와 친환경 에너지 대상 차별적 보조금 중단, 화력발전소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폐지 등 전통적 에너지 자원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