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고온·가뭄 후 잦은 비로 갑자기 커져 '무른감'
일부 탄저병 발생해 폐기하기도…걱정 속 내달 4~6일 단감축제

우리나라 단감 시배지인 경남 김해시 진영지역 단감 재배 농민들은 요즘 수확철을 맞고도 마음이 무겁다.

본격적인 단감 수확에 들어갔지만, 상당수 단감에 무름현상에다 탄저병까지 발생해 상품성이 떨어졌다.

우리나라 단감 중 80%는 '부유' 품종이다.

일부 농가에서는 심한 탄저병에다 무른 단감이 속출하자 수확 즉시 폐기하기도 했다.

이는 8월 말까지 40여 일 넘게 계속된 고온과 가뭄으로 물 공급이 제대로 안된 데다 이후 많은 비가 내리는 등 기상 여건이 좋질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김해시 진영읍 한 단감농가 김 모(69) 씨는 "전반적으로 올해 단감이 너무 일찍 물러져 생산량도 줄고 상품성도 떨어져 이래저래 타격을 받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홍시, 대봉감과 달리 무른 단감은 즉시 상품성을 잃기 때문에 농가에서 가장 우려한다.

감이 물러지면 저장성도 떨어진다.

관련 농가에서는 단감이 더 물러지기 전에 1주일가량 당겨 수확을 서두르고 있지만, 일손마저 달려 애를 태우고 있다.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김해지역 단감나무는 대부분 비탈진 야산에 있어 일일이 손으로 감을 따야 한다.

김해농업기술센터는 "오랫동안 가물다가 뒤늦게 비가 잦아 감이 갑자기 커지면 이처럼 무른 감이 발생한다"며 "수확량은 예년보다 10~20%가량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시와 단감 농가는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내달 4일부터 3일간 진영운동장 일원에서 제32회 진영 단감축제를 연다.

시는 "수확량이 줄고 가격도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나마 당도와 맛은 좋아 판촉행사와 다양한 요리로 소비를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진영단감은 1천42㏊, 1천24가구에서 연간 1만8천t을 생산한다.

수확량은 경남에서는 창원 단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choi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