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시간다, 연장전서 앨리슨 리 따돌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한국인 4연승이 '시간다 돌풍'에 가로막혔다.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파72·6천31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일에 우승 트로피는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에 돌아갔다.

시간다는 2012년 데뷔했지만 우승은커녕 한 번도 상금순위 40위 이내에 들어보지 못한 무명 선수.

그러나 시간다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난도가 높아진 코스에서 치러진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5타차 선두 앨리슨 리(한국 이름 이화현)를 따라붙은 뒤 18번홀(파5)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3m 버디를 잡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둘은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정규 4라운드를 마쳤다.

LPGA 투어 데뷔 이후 92번째 출전 경기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시간다는 두 차례 연장전 패배의 아픔도 말끔하게 씻었다.

시간다의 우승으로 올해 14회째를 맞은 이 대회 외국인 우승자는 5명으로 늘어났고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외국인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에비앙챔피언십, 레인우드 클래식, 푸본 타이완 클래식 등 최근 3차례 대회에서 이어진 LPGA 투어 한국 선수 우승 행진도 중단됐다.

3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서 '어머니의 나라'에서 첫 우승의 기대에 부풀었던 미국 교포 앨리슨 리는 18번홀(파5)의 불운에 울었다.

앨리슨 리는 1타차 단독 선두로 맞은 4라운드 18번홀(파5)에서 세번째샷을 물에 빠트려 연장전에 끌려 들어갔고 같은 홀에서 치른 연장전에서는 러프를 전전한 끝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민선(21·CJ오쇼핑)이 공동3위(8언더파 280타), 허미정(27·하나금융)이 공동5위(7언더파 281타), 배선우(22·삼천리)가 공동7위(6언더파 282타), 그리고 김인경(28·한화)이 공동10위(5언더파 283타) 등 한국 선수 4명이 '톱10'에 입상했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강자 박성현(23·넵스)은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까먹고 공동13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1타를 줄여 박성현과 함께 공동13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이날도 2오버파 74타로 부진, 공동51위(3오버파 291타)로 밀렸다.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3언더파 69타를 적어내며 공동13위(4언더파 284타)로 순위를 끌어 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쭈타누깐과 언니 모리야, 그리고 폰아농 팻람 등 3명의 태국 선수들은 서거한 푸미폰 우둔야뎃 국왕을 추모하느라 검정 경기복을 입었다.

이들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검정 경기복을 입는다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