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안에 합병 논의"…해운·철강 이어 화학도 中공룡기업 부상
켐차이나는 스위스 신젠타 인수 마무리 단계…시노켐 주가 상한가

중국 정부가 대형 국유화학업체인 켐차이나(Chemchina·중국화공그룹)와 시노켐(Sinochem·중국중화집단공사)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두 회사의 화학약품·비료·석유 매출을 합치면 1천억 달러(약 113조원)에 달해 작년 매출 기준 세계 1위 화학기업인 독일 BASF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게 된다.

BASF의 작년 매출은 704억 유로(약 87조8천억원)다.

양사의 합병은 글로벌 플레이어 육성을 위해 국유기업의 합병을 추진 중인 중국 정부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고위 경영진은 이번 주 초 회동해 합병에 대해 논의를 했고, 중국 정부는 시노켐이 주도해 합병하라고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양사는 서로의 재무제표와 사업부문을 들여다보면서 자산을 실사하고 있다고 또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두 회사 중 시노켐만 상장된 가운데, 합병설이 흘러나오면서 시노켐의 주가는 이날 상한가로 치솟았다.

이번 합병설은 켐차이나가 세계 3위 농업생물공학 기업인 스위스의 신젠타 인수를 마무리하고 있는 가운데 흘러나왔다.

인수액은 467억 달러(약 51조8천억원)로,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중 최대규모가 될 전망이다.

켐차이나와 시노켐의 합병은 중국 국유기업 합병 중에서도 최대규모가 된다.

중국 정부는 앞서 양대 국영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과 중국해운(CSCL)을 합병한 데 이어 국영 철강사인 바오스틸과 우한스틸을 합쳐 세계 2위의 거대 철강사를 출범시키려 하고 있다.

석유정제제품부터 라텍스 장갑, 살충제까지 만드는 두 회사가 합치게 되면 글로벌 화학, 비료, 석유 산업에서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합병이 양사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노켐은 석유와 가스를 캐내 켐차이나 산하 석유정제회사 9곳에 물량을 공급할 수 있고, 시노켐의 고무트레이딩 사업은 켐차이나의 타이어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살충제 시장에서 시노켐의 지배력은 켐차이나의 농화학 사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