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견인 효과 미흡, "TV광고 효과 낮은 탓"
"트럼프는 걸어다니는 자석", 뉴스메이커 기질 힘입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진영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보다 5배나 많은 TV 광고비를 쏟아부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두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박빙이어서 클린턴 진영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 시장조사업체 '애드버타이징 애널리틱스'(AA)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TV광고 비용으로 클린턴은 9천640만 달러를 집행한 반면 트럼프는 1천730만 달러를 썼다.

두 후보를 지원하는 슈퍼팩(PAC·정치활동위원회)의 집행 내용까지 합치면, TV 광고 비용은 클린턴은 1억5천660만 달러, 트럼프는 3천360만 달러로까지 증가한다.

클린턴이 트럼프보다 5배가량 많은 돈을 TV 광고에 쓴 셈이다.

그러나 지지율 견인 측면에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날 현재, 클린턴은 선거분석 전문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538)가 예측한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57.1%에 그치고 있고,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집계한 여론조사 지지율 평균치도 45.0%로 트럼프에 불과 1.1%포인트 앞서고 있을 뿐이다.

클린턴 측은 매체환경 변화에 따라 TV 광고의 효과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진단하면서도 이 같은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진 못하고 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인사는 "유권자들이 수십 년 동안 봐온 TV 광고에 식상해 있어, 효과가 예전만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선거전략가 크리스 르하니는 "선거를 거듭할수록 유료광고의 비용 대비 효과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선 유권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클린턴 캠프의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이와 반대로 트럼프가 광고비를 적게 쓰고도 선전하는 것은 그의 '뉴스메이커' 자질, 즉 언론 입장에서 장사가 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오랜 기간 뉴욕 타블로이드 신문의 헤드라인 주인공이었고, 리얼리티 TV쇼 진행자로도 활동한 그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공화당의 베테랑 광고 제작자인 프레드 데이비스는 "트럼프는 걸어 다니는 자석이고 흥미롭지만, 힐러리는 과거 인물이고 따분하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선거 컨설턴트 릭 윌슨은 "만약 힐러리가 아니라 다른 후보가 나섰더라면 25%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앞서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윌슨은 공화당 출신 '반(反) 트럼프' 성향 무소속 대선후보인 에반 맥뮬린을 돕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