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핵 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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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천자칼럼] 핵 대피소](https://img.hankyung.com/photo/201609/AA.12498465.1.jpg)
미국 정부는 이 호텔 지하에 1959~1962년에 걸쳐 비상시 상·하원 의원이 거주하며 의회 활동을 할 수 있는 비밀 시설을 지었다. 1100명이 잘 수 있는 숙박시설, 부엌, 병원, 방송센터 등 필요한 모든 시설이 있었고 6개월분 식량도 비축해 놓았다. 비밀 문은 무게 25t, 두께 50㎝의 강화 콘크리트로 제작돼 핵 공격에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됐다. 이곳은 1992년 한 신문 보도로 존재가 알려지면서 용도 폐기됐고 지금은 관광용으로 공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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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대피소의 기본 요건은 치명적 방사선인 감마선 차단이다. 감마선 강도를 1000분의 1 이하로 낮출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감마선 피폭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물질(납 1㎝, 콘크리트 6㎝, 다져진 흙 9㎝ 등)을 10겹으로 겹쳐야 가능하다(2의 10제곱=1024). 콘크리트로 치면 벽 두께만 최소 60㎝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또 감마선의 직진성을 감안, 입구와 내부는 좌우로 구부러지게 설계하는 게 보통이다. 출입문은 폭발시 충격을 흡수해 구부러졌다 복원되는 특수재질을 사용하기도 한다.
김태환 용인대 교수에 따르면 전국 민방위 대피시설 중 실태 파악이 가능한 1만4000여개의 46.07%가 핵공격, 생화학 무기는커녕 재래식 폭탄 공격도 방어하기 어려운 무용지물이라고 한다. 나머지 49.3%는 재래식 고폭탄 파편만 막을 수 있는 수준이다. 필요한 생존 장비, 식량, 식수 등을 갖춰 민간인의 생존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곳은 4.62%에 불과했다. 머리 위에 핵을 이고 사는 한국만 천하태평인 것 아닌가 싶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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