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냄새 민원에 부시장까지 현장출동…퇴비 15t 수거

세종시를 지역구로 둔 이해찬 의원의 '퇴비냄새' 민원 제기에 세종시청이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1일 세종시에 따르면 이해찬 의원은 지난달 18일 전동면 자신의 전원주택 주변에서 퇴비 냄새가 심하다며 세종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총리 출신으로 7선 고지에 오른 이 의원의 민원에 세종시청은 난리가 났다.

행정부시장까지 현장에 직접 나가서 민원 해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청의 이 같은 요란한 대응에 농민 A씨는 21일 이 의원의 주택 인근 밭에 뿌린 퇴비 15t가량을 모두 수거했다.

A씨는 지난달 10일께 900여㎡ 밭 절반에 아로니아를 재배하려고 퇴비를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곧바로 냄새가 날리는 것을 막으려고 밭을 갈아엎었다.

그러나 이 의원의 호통에 화들짝 논란 세종시청 공무원들이 한바탕 소란을 벌이는 바람에 퇴비를 모두 수거해 다른 곳으로 옮긴 것이다.

이같은 세종시청과 이 의원의 대응이 알려지면서 지역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반인이 민원 제기했다면 행정부시장까지 현장에 나와서 민원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퇴비 냄새 민원은 밭을 갈아엎거나 냄새 제거 약을 뿌리는 선에서 끝나는데 수거까지 하게 한 것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 측에 의견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이해찬 의원이 제기한 민원이 국정 수행과 관련된 고유 업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시민 한사람으로서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로 성의껏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일반 시민 민원과 달리 국회의원 민원을 어떻게 처리할지 이번 기회에 명확히 정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도농복합도시다.

이해찬 의원도 전동면 일대에 땅을 사고 지난해부터 전원생활을 시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대 총선에는 지역 농촌 발전을 위해 로컬푸드법을 제정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young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