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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여 전 검사업무의 첫발을 디딘 후 나는 오래지 않아 이 직업이 그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동시에 지고 가야 하는 막중한 자리임을 실감하게 됐다. 더욱이 그 책임은 내 직장과 신분의 위험뿐 아니라 인격적 명예가 걸린 것이다. 그래서 성공은커녕 큰 후회나 남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기 시작했다. 2013년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을 때도, 중앙지검장직 사퇴를 결심할 때도, 검사의 자리는 책임을 지라고 주어진 자리이지 권한을 행사하라고 주어진 자리가 아니라고 가르쳐주던 선배들의 뜻을 잊을 수 없었다.
우리의 미래인 청년들의 꿈은 무엇일까? 의사, 판사, 공무원, 회사원, 교사 등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을 원할까.
대한민국의 다음 세대는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할 만큼 명석하고 멋지기까지 하다. 기성세대부터 생각을 바꿔야 한다. 아이들에게 “이다음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대신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라고 묻기 시작하면, 머지않아 우리는 분명, 때론 억울해도 책임을 질 줄 아는, 대의를 지키는 가치관을 가진 당당하고 멋진 다음 세대를 갖게 될 것이다. 그곳에 우리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영곤 < 화우 대표변호사 ykoncho@yoon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