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참 초청 간담회…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희망의지 밝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한국과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상호호혜적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십을 개척하는 등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한·미 경제협력의 새로운 도약 : 활력과 비전'을 주제로 기조연설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기재부 고위급 인사가 암참 오찬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2013년 7월 당시 현오석 부총리 이후 약 3년 만이다.

유 부총리는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와 에너지, 해양 등 글로벌 주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 간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우주, 과학기술, 사이버 안보, 환경 등 새로운 분야에서 경제협력 과제를 발굴하는 노력을 지속하자"고 제안했다.

유 부총리는 "한국 경제는 청년실업 증가, 혁신과 기업가 정신의 약화, 세계 저성장 기조 장기화 및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구조조정과 4대 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외국인투자를 촉진하는 등 한국 경제의 활력과 역동성을 제고하겠다"면서 "서비스산업과 정보보호산업 등 신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외국인투자를 촉진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 제도의 '글로벌 스탠더드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활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이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며 암참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역할과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이날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한미 FTA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역설했다.

그는 미국 내 무역수지 적자 등을 이유로 한미 FTA를 비판하는 일부 의견과 관련, "한미 FTA에 대한 오해"라며 긍정적인 측면이 부정적인 측면을 압도하며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태평양 주변 지역 국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며 TPP 가입 희망 의사를 밝혔다.

법인세 인상과 관련한 질문에는 "법인세 인상이 결국은 기업의 투자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적절한 (인상) 시점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브렉시트의 영향에 대해서는 "미국, 중국, 일본, EU 등 다른 나라에 비했을 때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며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곧 편성할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가운데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으로 약 2조원씩 지원되는 것과 관련해 "교부금은 꼬리표를 붙이지 않고 그냥 주게 된다"며 "경기진작을 위해 예산을 많이 써달라고 지자체와 교육청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경 지출항목 중 국가채무 상환에 얼마가 쓰이느냐는 질문에는 "(세계잉여금 기준 적용 시) 10조원 중 3조원 정도를 해야 하는데, 그 비율대로 할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아직 액수를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휴직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직과 관련해선 "아직 AIIB가 다음 사람 찾겠다는 말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만약 후임을 찾게 되면 한국 사람으로 해달라는 의사를 여러 경로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와 제임스 김 암참 회장, 존 슐츠 암참 대표 등 기업인 120여명이 참석했다.

(세종·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