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와이프' 전도연 / 사진 = 변성현 기자
'굿 와이프' 전도연 / 사진 = 변성현 기자
[ 한예진 기자 ] '칸의 여왕', '멜로 퀸', '최고의 여배우'. 수식어 개수만 해도 명배우 답다. 함께 연기하는 동료들도 "영광스럽다"며 호평 일색이다.

11년 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를 모은 전도연의 복귀작 tvN 10주년 특별기획 새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연출 이정효, 극본 한상운)' 제작발표회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이정효 PD를 비롯해 배우 전도연, 유지태, 윤계상, 김서형, 나나, 이원근이 참석했다.

'굿와이프'는 국내 최초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이 스캔들과 부정부패 의혹으로 구속되고, 결혼 이후 일을 그만 뒀던 아내 김혜경(전도연 분)이 가정의 생계를 위해 서중원(윤계상 분)의 로펌 소속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법정 수사극. '로맨스가 필요해 2012', '마녀의 연애', '무정도시' 등으로 뛰어난 연출력을 선보인 이정효 PD와 드라마 '스파이'를 집필한 한상운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전도연을 향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는 "드라마는 11년 만이다. 정말 오래 일한 배우라는 느낌이 든다"며 "다시 데뷔한다는 생각으로 촬영하고 있다. 힘은 들지만 현장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잘 적응해나갈 것 같다"고 안방극장 복귀 소감을 밝혔다.

전도연의 존재감은 역시 남달랐다. 제작발표회가 시작되자마자 감독부터 '전도연 찬사'를 쏟아낸 것. 이정효 PD는 "'굿와이프' 제작진들과 처음 모였을 때 '과연 이 역할을 우리나라에서 누가 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이 나왔다. 다들 '전도연'이라고 말하더라. '과연 그녀가 할까?'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질러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캐스팅 비화를 털어놨다.
'굿와이프' 제작발표회 / 사진 = 변성현 기자
'굿와이프' 제작발표회 / 사진 = 변성현 기자
이어 "전도연이 출연을 결정했을 때 정말 많이 놀랐다. 사실 거절 당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왜?'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 지금 같이 작업하는 것 자체가 꿈을 꾸는 것 같이 믿을 수 없다. 분량이 많아서 힘들텐데 현장에서 서로 다독여가며 촬영하고 있다"고 훈훈한 분위기를 전했다.

동료들도 찬사 릴레이에 동참했다. 극 중 남편으로 등장하는 유지태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전도연 때문이라고 콕 찝어 말했다. 그는 "좋은 배우와 작업을 하면 내 연기 인생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더라. (제안 받은) 당시 전도연이 캐스팅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었던 선배님이고, 최고의 여배우와 함께하는 영광을 누리고 싶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다른 출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원근은 "첫 촬영 때 굉장히 많이 떨었다. 전도연 선배님과 촬영을 한다는 건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는데 실제로 이루어졌다"며 "너무 고차원적인 집중도를 보이셔서 내가 어떻게 해야 따라갈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현장에서 능수능란한 모습을 보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선배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또 나나는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촬영 때 부담감이 컸는데 나를 향한 전도연 선배님의 눈빛이나 행동, 말들이 굉장히 따뜻하게 느껴졌다. 내가 어떻게 느낄지를 생각한 뒤 배려심 있는 조언을 해주시고, 디테일한 부분들을 말씀해주셔서 공부가 많이 됐다"고 밝혔다. 계속된 찬사에 전도연은 발그레해진 얼굴을 가리며 부끄러운 듯 웃어보였다.

스타 중의 스타인 전도연을 향한 시청자들의 기대는 작품으로까지 이어졌다. '굿와이프'는 원작사인 CBS의 컨설턴트로부터 주요 캐릭터들에 대한 인사이트 및 스토리 구조에 대한 논의를 하며 완성도를 높여갔다.
'굿와이프' 윤계상-전도연-유지태 / 사진 = 변성현 기자
'굿와이프' 윤계상-전도연-유지태 / 사진 = 변성현 기자
이정효 PD는 "원작이 너무 유명하고 훌륭한 작품이다 보니 많이 부담스럽긴 하다. 비교 당하는 건 리메이크의 숙명일 수 밖에 없다"고 걱정 어린 모습을 보이면서도 "6명의 인물을 주축으로 이야기를 꾸몄다. 에피소드 자체를 원작을 그대로 가져온 것도 있고 변화를 준 것도 있다. 그에 맞게 캐릭터들이 살짝 변하기도 한다. 원작에서는 '도대체 여주인공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가 포인트였다면 우리 '굿와이프'에서는 여주인공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도록 기획했다. 확실히 비교가 될 것"이라고 관전포인트를 설명했다.

이어 "원작의 가장 큰 매력은 '좋은 아내가 되는 것이 정말 좋은가'라는 것인데 우리는 엔딩을 정해놓지 않았다. 단순하게 좋은 아내가 되는 과정,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틀에 박힌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며 "원작과 다른 엔딩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해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극 중 전도연은 검사 남편이 구속되자 생계를 위해 결혼 이후 15년만에 로펌 변호사로 복귀하는 '김혜경' 역을 맡았다. 상처와 절망을 딛고 여성 법조인으로 활약하는 그의 심리 변화가 주목된다. 유지태는 유명한 검사였다가 하루 아침에 스캔들과 부정부패에 휩싸여 구치소에 복역하게 되는 '이태준' 역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낼 예정이다. 윤계상은 냉철한 로펌 대표 '서중원' 역으로 활약한다. 독설을 내뱉고 돈과 승소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때로는 상대에게 따뜻한 매력적인 인물이다.

tvN에서 선보일 또 하나의 웰메이드 장르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굿와이프'는 '디어 마이 프렌즈' 후속으로 오는 7월 8일 첫 방송된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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