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대표적 '재무통'…300억대 자금 성격 등 조사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는 23일 김현수(60)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부사장)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87년부터 2014년까지 그룹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 산하 롯데백화점 사업본부의 경리·자금·회계쪽을 담당한 '재무통'이다.

2007년부터 7년간은 롯데백화점의 자금 업무를 총괄하는 재무부문장을 지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의 자금관리인 역할도 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 대표를 상대로 신격호·신동빈 부자가 계열사로부터 매년 받았다는 300억원의 성격과 쓰임새를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대표가 신 총괄회장 등의 자금관리인으로 오래 일해 소명을 듣기 위해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롯데쇼핑이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진위도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롯데쇼핑이 그룹의 다른 계열사와 자산거래를 하면서 거래 가격을 부풀리는 등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잡고 수사하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의 해외 법인쪽 자금을 눈여겨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그룹의 250여개 해외 계열사 가운데 70곳 안팎을 실질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법인이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정책본부 비서·운영·지원실을 두루 훑으며 그룹 자금 흐름 전반을 파악한 검찰이 본격적으로 주요 계열사쪽 자금 파악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검찰은 그룹의 회계·재무 업무를 총괄하는 정책본부 지원실장 출신 채정병(66) 롯데카드 사장과 이봉철(58) 현 지원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이보배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