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근로자 3천600여명, 처우개선 요구 이틀간 파업

서울과 제주 지역의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사와 영양사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방학 중 생계대책 마련 등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23일부터 이틀간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제주에서는 이날 205개 공립 초·중·고교의 급식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총파업에 따라 초등학교 54곳, 중학교 53곳, 고교 8곳 등 총 115개 공립 초·중·고교에서 학교 급식이 중단됐다.

급식이 중단된 학교 중 절반가량인 52개교는 빵과 우유로 점심 급식을 대체했고, 48개 학교는 사전에 도시락을 지참하라고 공지해 학생들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13개 학교는 특별 단축수업을 시행, 오전 수업만 마치고 귀가하도록 조치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송월동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 대회에는 280여 곳의 공립 초·중·고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3천여명(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추산)이 참가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조리사·영양사·돌봄전담사 등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일선 학교에서 정규직 공무원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임금이 정규직의 59% 수준에 불과하고, 정규직은 자동으로 적용되는 기본급 3% 인상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이들은 방학 중에는 임금을 받지 못하는 등 근로조건이 열악하다며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정부와 시·도 교육청에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최소한의 복리후생 차별금지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근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고 교육청도 정부에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상여금 연 100만원을 지급하고 기간제 근무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제주에서도 이날 파업에 돌입한 제주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조합원 600여명(주최측 추산)이 도교육청 앞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대회를 개최했다.

도교육청은 이들 급식 종사자 파업으로 초등학교 55개교, 중학교 20개교, 고등학교 8개교, 특수학교 1개교 등 84개교에서 급식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23∼24일 급식 중단 및 변경에 따른 가정통신문을 사전 발송, 학교별로 대책을 마련토록 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11개교, 중학교 3개교, 고등학교 1개교는 도시락을 지참했다.

초등학교 39개교, 중학교 14개교, 고등학교 5개교, 특수학교 1개교는 빵·우유로 급식을 대체했다.

단축수업을 하는 학교도 중학교 3개교, 고등학교 1개교가 있다.

이외 초등학교 5개교와 고등학교 1개교에서 탄력적 대처를 하고 있다.

제주조합원들은 투쟁 결의문에서 "급식보조원의 월급제 전환은 이석문 교육감의 공약이지만 여전히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4년째 임금을 동결, 급식보조원 노동자들을 농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오는 24일 하루 총파업을 하기로 계획했던 충남 지역 학교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상여금 연 50만원 도입 등 도교육청과 노조 간에 큰 틀에서의 합의가 이뤄져 파업을 유보하기로 했다.

서울과 제주 조합원들은 24일에도 파업이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제주연합뉴스) 김용래 고성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