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성전모병 전력에 테러훈련…"단독범행 가능성 크지만 수사해봐야"

프랑스 경찰관 부부의 살해사건을 조사중인 프랑스 검찰은 숨진 용의자 라로시 아발라(25)가 '이슬람 국가'(IS)의 지령을 받아 행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배후가 있는지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테러를 지원하거나 지시하는 배후 조직이 있다면 비슷한 테러가 빈발할 우려가 있는 까닭에 일단 공범이 있는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프랑수아 몰랭스 파리 검사장은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아발라가 경찰 대치 과정에서 '이슬람 비신자 가족을 살해하라는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지령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경찰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몰랭스 검사장은 "아발라가 3주 전 IS에 충성을 맹세했으며, 경찰은 아발라가 목표로 삼았던 공무원, 경찰관, 언론인, 래퍼 등 공인들의 목록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IS 연계 매체인 아마크는 아발라가 테러 피해자 집 안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배후를 자처했다.

이 영상에서 아발라는 IS에 충성 서약을 하며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앞서 아발라는 경찰에 사살당하기 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같은 영상을 올렸다.

검찰은 IS가 지난달 말 추종자들에게 6월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 기간에 서방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라고 촉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그가 실제로 IS의 지령과 지원을 받았다면 프랑스의 대테러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은 IS의 촉구와 아발라의 범행이 우연의 일치가 아닐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아발라가 구체적 지령을 받은 것인지 IS의 일반적 선동을 자의적으로 지령으로 해석해 스스로 범행에 나선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아발라가 대치 과정에서 사살된 까닭에 공범 여부를 밝히고 이들을 체포해 아발라가 큰 조직의 일원인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몰랭스 검사장은 27세, 29세, 44세라고 밝힌 인물 3명을 붙잡아 이번 사건에 연루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이들 가운데 2명이 아발라와 함께 파키스탄에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를 보내는 데 관여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인들과 수사관계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아발라는 테러를 준비해온 열성적 극단주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올랜도에서 총기난사를 저지른 오마르 마틴이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라는 추단을 받는 것과는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이다.

아발라는 2010년 말과 2011년 초 친구들과 함께 프랑스 발두아즈와 센생드니에서 종교·체육 훈련을 받았다.

당시 이들은 사람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르기 위해 숲 속에서 토끼 목을 잘라 죽이는 훈련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아발라가 체포된 2011년 그의 휴대전화, 컴퓨터, USB 드라이브에서는 알카에다 홍보 책자와 영상 등 지하디스트 선전물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이러한 아발라의 행적은 이번 사건이 작년 11월 파리 테러나 지난 3월 브뤼셀 테러와 연결고리가 있는지를 추정할 단서가 될 수 있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현지 프랑스2 TV에 출연해 "아발라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국적인 아발라는 13일 파리에서 50㎞가량 떨어진 마냥빌에 있는 한 가정집에서 경찰관 부부인 장 바티스트 살뱅(42)과 제시카 슈네데(36)를 흉기로 살해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