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T-모바일이 가입자들에게 주식을 나눠줄 것이라고 밝혀 업계에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T-모바일은 1천200만 가입자에게 1주씩을 배정키로 했으며 주변인에 가입을 권고하면 연간 최대 100주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현재 43달러다.

주식에 관심이 없는 가입자에겐 무료로 피자, 혹은 대여 비디오, 패스트푸드 체인인 웬디스가 제공하는 냉동 디저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튀는 행동, 때로는 경쟁사들에 거침없이 험담을 날리는가 하면 기발한 마케팅 행사를 벌여 평온했던 미국 통신업계에서 이름을 얻은 T-모바일의 존 레저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이같은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통신사들은 당신을 쥐어짜려 한다.

우리는 당신을 만찬과 영화관으로 데리고 가고 싶다"고 말하고 "이게 다는 아니다.

난 T-모바일 가입자들을 T-모바일의 주주로 바꾸려 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주식을 나눠주겠다는 T-모바일의 제안은 애널리스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 회사가 벌인 각종 마케팅 이벤트는 쇼맨십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T-모바일은 2013년 보조금을 통해 단말기를 낮은 가격에 제공하면서 2년 약정에 묶어두는 고전적 계약 방식을 폐지하는가 하면 무료 와이파이를 통한 통화와 문자 전송, 무제한 비디오와 음악 스트리밍, 데이터 한도 확대, 법인 고객에 대한 할인혜택 등을 활용해 미국 이동통신시장의 지형을 바꿨다.

이런 행사들은 T-모바일이 성장이 둔화된 미국 이동통신시장에서 점유율 이상으로 신규 고객들을 확보, 유지하는데 도움을 줬다.

2012년 10달러였던 이 회사 주가는 실적 호조에 4배로 올랐다.

샌퍼드 C. 번스타인 증권사에 따르면 T-모바일은 올해 1분기에 최고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한 반면에 점유율 1, 2위 회사인 버라이즌과 AT&T는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애널리스트들은 T-모바일이 선전하고 있지만 버라이즌과 AT&T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여전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덩치가 작다는 것은 레저 CEO가 생존을 위해 대담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가 도전자적 행보를 취한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뜻이다.

번스타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T-모바일의 공격적 전략에도 불구하고 버라이즌과 AT&T의 과점구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두 회사를 합한 점유율은 68%이며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점유율은 각각 16%와 15%에 머물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지난 2년간 번호이동을 억제하는 데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보이지 않는 비용에 의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통신사들이 적극적인 단말기 할인 정책과 인센티브를 통해 고객들을 끌어들이는데도 레저 CEO는 본질보다는 스타일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레저 CEO가 밝힌 주식 배당이 비용 측면에서 T-모바일에 부담이 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주가는 한 달 치 요금을 무료로 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 시장의 현실에서는 그다지 후한 제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하지만 주식을 나눠주겠다는 제의는 고객들을 금전적으로 회사의 운명에 묶어두는 기발한 수단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쇼맨십이 강자들을 상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