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Issue & Focus] 미국·유럽·중국·일본도 주도권 전쟁
세계 각국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바이오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높다는 판단에서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질병 치료, 생명 연장 등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바이오시장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이 주도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바이엘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가 인수합병(M&A)을 거듭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1980년대 이후에는 미국에서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문을 열었다. 제넨텍 암젠 등 지금의 거대 바이오기업은 당시 생겨난 대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민간기업의 혁신과 함께 각국 정부의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도 강하다. 한국생명공학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012년 ‘국가 바이오 경제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바이오 경제의 완전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연구개발 역량강화 등 5대 목표를 제시했다. 유럽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바이오산업 공동 연구와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해 나라별로 협력 및 경쟁을 하고 있다.

레드오션인 줄 알았던 바이오시장은 유전자, 줄기세포 등 새로운 형태의 치료 기법이 개발되면서 블루오션이 됐다. 지난해 세계 바이오시장 규모는 3414억달러(약 406조원)에 이른다.

일본의 규제 완화는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재생의학법을 제정하고 줄기세포, 유전자 등 새로운 형태의 재생치료제를 개발할 때 안전성만 확인되면 임상시험 3상 전에도 판매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원격의료도 시행됐다.

중국은 바이오산업을 미래 7대 산업으로 지정했다. 2020년까지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의 바이오산업은 연평균 15.7%씩 성장하며 2017년께 275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라인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바이오시장 규모는 3611억달러로 예상된다. 2019년에는 4273억달러로 5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