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이 보유한 현금의 30%가 애플 등 정보기술(IT) 대기업 5곳에 몰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신용 평가 기관인 무디스의 '무디스 투자자 서비스'의 자료를 인용해 20일(현지시간) 소개한 내용을 보면, 2015년 현재 미국 비금융 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조7천억 달러(약 2천25조5천500억 원)로 추산됐다.

이 중 30%인 5천40억 달러(600조5천160억 원)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제조 기업인 오라클 등 IT 5개 업체 곳간에 있었다.

미국 전체 기업에서 5대 IT기업이 차지하는 현금보유율은 25%(2013년), 27%(2014년)에서 30%로 꾸준히 상승했다.

애플은 약 2천151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해 부동의 1위를 달렸고, 마이크로소프트(1천21억 달러), 알파벳(731억 달러), 시스코 시스템즈(604억 달러), 오라클(523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무디스 투자자 서비스는 또 미국 기업이 보유한 현금의 71%를 국외에 쌓아뒀다고 전했다.

자국의 높은 세율을 피하려고 국외에 현금을 비축한 것으로 무디스는 기업의 본국 송금을 권장하는 방향으로 미국 세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미국 기업의 국외 현금 비축액은 2013년 9천470억 달러, 2014년 1조1천억 달러에서 2015년 1조2천억 달러로 증가했다.

5대 IT기업의 국외 현금 자산액은 보유액의 88%인 4천410억 달러(525조4천500억 원)에 달한다.

애플의 국외 현금 비축률은 2014년 88%에서 지난해 93%로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 시스템즈도 현금 자산의 94%를 국외에 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