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미국 중남부 켄터키 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선두주자 힐러리 클린턴이 박빙의 차이로 승리를 선언하며 승리 확정에 바짝 다가섰다.

켄터키 주 예비선거 개표가 99.8% 진행된 가운데 클린턴은 46.8%를 득표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 0.5% 포인트 앞선 상태에서 트위터에 승리 선언 트윗을 올렸다.

이날 서부 오리건 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샌더스는 클린턴을 꺾었으나 이미 기운 대세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리건주 개표가 70% 진행된 가운데 샌더스는 53.5%를 득표해 클린턴을 7.0% 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이날 경선에 걸린 대의원은 오리건 61명, 켄터키 55명이었으며, 지금까지 집계 결과 오리건에서는 클린턴 24, 샌더스 28, 켄터키에서는 클린턴 27, 샌더스 27로 대의원을 나눠 가졌다.

이에 따라 클린턴은 대의원 2천291명을 확보해 민주당 경선 승리 확정을 위한 대의원 수인 2천383명에 바짝 다가섰다.

샌더스가 확보한 대의원은 1천528명이다.

클린턴은 이날 켄터키 승리로 이달 들어 인디애나 주와 웨스트버지니아 주 등에서 샌더스에게 연속으로 패배했던 경선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켄터키 주 경선은 민주당에 등록한 당원들만 참여하는 폐쇄형 예비선거이고 투표율이 그다지 높지 않아 클린턴이 유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1992년과 1996년 대선때 남편인 빌 클린턴이 승리했고 2008년 민주당 대선경선 때에는 클린턴이 당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상대로 이긴 바 있다.

그러나 의외로 샌더스에 대한 지지가 만만찮아 개표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며 대접전이 펼쳐졌다.

샌더스는 이날 켄터키에서 선전하고 미국 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주의 하나로 꼽히는 오리건 주에서 승리했으나, 클린턴으로 기운 전체 경선 판세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샌더스는 다음 달 14일 워싱턴 DC에서 종료되는 경선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는 동력을 한층 더 확충하게 됐다.

그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카슨에서 유세 도중 오리건 경선 승리 소식을 접하고는 "우리는 캘리포니아에서도 이길 것"이라며 경선 완주 의사를 재확인했다.

클린턴은 샌더스를 조기에 제압하는데 실패하고 경선이 장기화됨으로서 당내 지지기반을 통합하는 작업에 비상등이 켜지게 됐다.

이날 치러진 오리건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는 경쟁자들이 모두 중도포기해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했다.

개표가 71% 이뤄진 가운데 트럼프는 66.8%,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16.7%,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16.4%를 각각 득표했다.

이날 걸린 대의원 28명 중 트럼프가 18명을, 케이식과 크루즈가 3명씩을 확보했으며 나머지는 미정이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대의원 1천103명을 확보, 승리 공식 확정에 필요한 1천237명 확보에 바짝 다가섰다.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연합뉴스) 노효동 임화섭 특파원 rhd@yna.co.kr,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