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컴투스 등 약진…넥슨 日자회사 부진에 영업익↓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게임사의 실적을 좌지우지한 두 단어는 '글로벌'과 '모바일'이었다.

외국 시장을 잘 개척하고 모바일 게임 경쟁력을 잘 쌓은 기업은 실적 호조를 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선두업체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1분기 매출 3천262억원·영업이익 5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60.4% 늘었고 영업이익은 17.3%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매출이 1천57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해 전체 매출의 48%에 달했다.

올해 2월 일본에 내놓은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가 3개월 만에 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국외 사업이 성장을 견인했다.

인기 모바일 RPG '서머너즈 워'로 잘 알려진 게임사 컴투스는 올 1분기 매출 1천351억원, 영업이익 598억원, 당기순이익 464억원을 올렸다.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44%,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68%와 70% 각각 올라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 기록을 냈다.

서구권 스마트폰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특히 인지도가 높은 서머너즈워가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해 수익의 대다수를 책임졌다.

컴투스의 올 1분기 매출액 중 국외 비중은 87%에 달한다.

컴투스의 최대주주이자 같은 모바일 게임사인 게임빌도 쾌재를 불렀다.

게임빌은 1분기 매출 408억원·영업이익 47억원·당기순이익 117억 원을 기록해 특히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07%와 125%씩 뛰었다.

주목할 만한 신작이 없어도 '별이되어라' 시리즈·'크리티카: 천상의 기사단'·'던전링크', '크로매틱소울'과 같은 기존 모바일 RPG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두루 선전했다.

게임빌의 1분기 국외 매출 비중은 63%였다.

국내 1위 게임 업체인 넥슨은 글로벌·모바일 영역에 큰 공을 들였지만 엉뚱하게도 일본의 휴대전화 게임 자회사에 발목을 잡혔다.

2012년 10월 인수한 '글룹스'가 일본에서 스마트폰용 히트작을 못 내놓으면서 기업 가치가 급강하하자 이를 고스란히 거액의 손실금으로 떠안은 것이다.

넥슨은 글룹스의 가치 하락분 226억엔(2천328억원)을 영업 손실로 처리하면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83% 떨어지고 62억7천200만엔(65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그러나 넥슨의 1분기 사업 실적은 글룹스 여파를 빼고 나면 양호하다.

HIT(히트)·도미네이션즈·영웅의 군단 같은 스마트폰용 인기작이 두루 선전하면서 모바일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9% 올랐고 국외 매출 3천632억원으로 단일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PC 온라인 게임의 강자인 엔씨소프트의 1분기 실적에서도 국외 시장과 모바일의 존재감은 컸다.

북미·유럽에 진출한 대표 PC 게임 '블레이드&소울(블소)'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540억원을 내면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8.0%와 68.9%씩 뛴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662억4천300만원으로 86% 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때 엔씨소프트의 국외 매출 비중은 45%였다.

중국에서 출시한 모바일 게임 유망주인 '블소 모바일'(블소의 스마트폰 버전)도 순항하며 로열티 매출 확장(전년 동기보다 15% 증가)에 기여해 회사의 성장 전망에 '그린라이트'를 켜줬다.

국내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에서 스마트폰 게임을 내놓으려면 꼼꼼한 현지화가 필수다.

PC 게임·국내 시장 정체라는 난관에 봉착한 국내 게임사들이 다행히 크고 작은 실패를 겪으며 글로벌·모바일 부문에서 작지 않은 경험을 쌓은 단계라 앞으로도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