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안진 창원서 합병 비율 산정"

STX엔진과 STX중공업의 합병 작업이 예정된 절차에 따라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STX중공업 내 플랜트 부문을 분사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사업재편 움직임은 비수익성 및 중복 사업을 정리해 양사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최근 조선업계 빅3 등의 구조조정 작업이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양사가 합병에 이를 수 있을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투자은행 업계 및 산업은행에 따르면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양사 본사가 소재한 경남 창원에서 합병 비율 산정 등 합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안진은 지난해 말 창원에 파견돼 6개월 이상 해당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은 STX엔진이 STX중공업을 흡수하는 형태다.

양사는 2013년 9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뒤 채권단의 공동관리 아래 놓인 상태다.

업계에서는 STX엔진이 전자통신사업부문 분리 매각을 검토하는 만큼 양사 합병이 사실상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이 기존에 합의한 '합병안'에 아직 변동이 없어 예정대로 합병을 추진한다고 산업은행 측은 전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업계에서 '합병 무산설'이 나오지만 기존대로 합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합병은 발표 전날에도 무산될 수 있어 성공 여부를 말하기 힘들지만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STX중공업 플랜트 부문도 매각할지 청산할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 합병이 성공할 경우 중복 사업을 정리해 인건비 등 비용을 대폭 절감하면서 양사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채권단은 기대하고 있다.

STX엔진은 2014년 실적 개선에 성공한 뒤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었으나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흑자 전환한 STX중공업은 올해 실적 상승세를 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TX엔진과 STX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50억원, 78억원이다.

다만 양사의 합병 무산 가능성은 여전히 남은 상태다.

지난 2014년에도 채권단은 STX엔진과 중공업의 합병 비율산정 과정에서 양사 가치가 마이너스로 산정될 것으로 보고 합병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환 기자 ia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