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 연달아 나쁜 대통령 뽑아도 자녀 세대는 우리보다 나을 것"
이번 11월 대선에 대해선 "엄청나게 중요하다" 의미 부여


미국의 억만장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은 이미 위대하다'는 요지로 공화당 대선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을 일축했다.

부동산재벌인 트럼프의 대선구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이다.

미 오클라호마 주(州)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헤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 중인 버핏 회장은 이날 방영된 CNBC방송 프로그램 '스쿼크박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미국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위대하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지자이다.

버핏 회장은 지난달 30일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과의 일문일답에서 트럼프든, 클린턴이든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미국 경제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편 바 있는데, 이날도 긍정적 시각을 이어갔다.

그는 "이 나라는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거치면서도 20세기에 다우지수가 16에서 11,400으로 뛰어올랐다"면서 "우리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에 훌륭하지 못한 대통령이 집권했던 기간에도 미국의 산업은 계속 발전했다면서 "우리가 만약 세 번 연달아 나쁜 대통령을 뽑더라도, 우리 자녀 세대는 우리보다 나은 삶을 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중요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버핏 회장은 제로(0)에 가까운 저금리 정책으로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 후 회복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장기 저금리는 전례가 없었던 만큼 누구도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가 확실하게 앞으로 50년 동안 제로금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면 (현재 17,700대인) 다우지수는 100,000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거대기업에 대한 '촌평'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에 대해 "그런 사업가를 많이 보지 못했다"면서 "(베조스는) 빠른 배송, 가격 등을 통해 물건을 사는 우리들이 훨씬 행복해지는 방식을 찾아냈다.

놀라운 것"이라고 극찬했다.

IBM에 대해서도 "IBM 주식은 한 주도 팔지 않았다"며 "팔기는커녕 앞으로 12∼24개월 동안 더 사들일 것 같다"고 말했다.

캐나다 최대 제약회사 '밸리언트'에 대해서는 계속 혹평했다.

약값 과다책정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 회사의 마이클 피어슨 CEO에 대해 그는 "자녀가 자라서 밸리언트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을 당신이 바랄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주 주총에서도 그는 이 회사가 '엄청난 결함'을 안고 있다면서 최근 미 의회의 '밸리언트 청문회'에 대해 "좋은 그림이 아니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은 아예 이 기업을 '하수도'에 비유하면서 "그것을 만든 사람들이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