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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20대 국회가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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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된 경제민주화 주장 내려놓고
    경제 불확실성 줄이는 데 힘쓰며
    친시장적 지속가능 성장 도와야

    조명현 < 고려대 교수·경영학 >
    [다산칼럼] 20대 국회가 해야 할 일
    오늘은 20대 총선일이다. 이번 선거는 여야의 공천 파동과 관련한 내홍이 워낙 심해서 북핵, 일자리, 경제 등 큰 이슈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본선은 밋밋하게 진행된 선거라는 느낌이다. 하지만 20대 국회가 구성되면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성장에 둘 것인지, 아니면 경제민주화에 기반한 분배에 둘 것인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성장과 분배 논쟁은 이미 17대 국회에서 경험한 것으로 심한 사회적·경제적 부작용을 초래한 적이 있다. 새 국회에선 이런 소모적 논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으면 한다. 논쟁의 지속은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의 증폭과 이로 인한 기업 투자 위축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은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성장이 우선이냐 분배가 우선이냐’는 이념 논쟁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을 증폭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측은 이분법적 사고로 ‘분배 우선’이라는 생각을 밀고 나가서는 안 될 것이다.

    성장과 분배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성장 없는 분배는 우리 모두 다 같이 못살자는 소리로, 국민소득 4만달러는 실현 불가능한 외침이 될 뿐이다. 하지만 과실의 공정한 분배 없는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인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현명한 정부 여당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수준의 ‘공평한 분배’를 추구하는 정책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경제민주화 개념과 관련한 잘못된 인식이다. 현재 많은 정치인이 경제민주화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국민도 심정적으로 여기에 동조하는 이유는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부의 양극화 현상 때문이다. 이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기업 이윤이 근로자에게 제대로 배분되지 않은 데서 기인한 측면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역대 정권의 경제·사회정책의 실패가 더 큰 원인임을 주지해야 한다. 즉, 부동산정책, 교육정책, 조세정책 및 벤처정책과 같은 경제정책의 실패 탓이 크다고 할 것이다.

    부동산 및 교육정책 실패는 강남과 비(非)강남 거주자들의 부의 격차를 크게 벌려 놓았고 이들 간 위화감을 조성했다. 애꿎은 월급쟁이들에게만 투명성을 강요하는 조세정책은 조세정의 원칙을 무색하게 하고 부의 공평한 재분배를 어렵게 했다. 즉흥적인 벤처정책 또한 도덕적 해이의 만연과 머니게임을 부추겨 부의 배분을 왜곡시켰다. 실상이 이런데도 부의 양극화 현상을 전적으로 재계 잘못으로 규정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또 강력한 조직화를 통해 소득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노조를 포함한 ‘적극적 소득계층’과 소득 결정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임시직 근로자 등의 ‘소극적 소득계층’을 구별해야 한다.

    새로 구성되는 국회는 또 다른 실패를 불러올 수 있는 반(反)시장적 경제정책을 입안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소극적 소득계층을 도울 수 있는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들고 정책을 수립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이것이 제대로 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 길이다. 우리 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튼튼한 사회안전망 구축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더 나아가 새 국회는 시장경제체제 하에서의 정부와 입법부의 기본적 역할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이면서 공정한 시장의 룰을 확립하는 데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재계와 노동계를 개혁 대상으로 여기기보다는 경제정책 파트너로 생각하는 ‘상생의 경제정책’을 통해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제발 20대 국회는 19대 때와는 달리 당리당략이나 정파적·개인적 이념에 매몰되지 않고 국민이 잘살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들로 구성되기를 진심으로 고대해 본다.

    조명현 < 고려대 교수·경영학 chom@korea.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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