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농식품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액이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수출액이 5억668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 늘어났다고 10일 발표했다. 3월 수출액은 1970년 관세청이 월별 수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3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14억779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났다. 농식품 누적 수출액은 2월까지 전년 대비 -0.3%로 10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지난달 수출액이 호조를 보이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누적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할랄시장서 빛났다…3월 농식품 수출 역대 최대
◆중동 시장서 한국산 담배 인기

지난달 농식품 수출액이 증가한 이유는 주요 수출 시장인 일본과 중국의 수출 감소폭이 줄어든 데다 중동 등 ‘할랄시장’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란 뜻으로, 이슬람교도가 먹고 쓸 수 있는 식품시장을 할랄시장이라고 한다.

우선 일본과 중국으로의 농식품 수출은 2월까지 감소율이 각각 -12.3%, -6.6%에 달했다. 3월 들어선 -7.1%, -2.2%로 줄었다. 전한영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이달 초 일본 도쿄식품박람회에서 한국 식품을 집중적으로 홍보한 효과가 나타났고 중국은 연초 조제분유의 재고 소진이 끝나 가면서 감소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할랄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동에선 담배 수출이 큰 폭 증가했다. 흡연율이 높은 중동에서는 최근 한국산 슬림형 담배가 낮은 타르 함량과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담배의 지난달 전체 수출액은 944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했다. 신규 유통망을 마련한 배, 감귤 등 과실류와 현지 항공사 기내식으로 공급하기 시작한 라면 등 면류도 수출이 늘고 있다.

미국은 607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8% 늘었다. 지난해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과일맛 소주가 올해부터 미국에 수출되면서 소주 수출액이 298만달러(1~3월 누계)로 지난해보다 34.1% 증가했다.

◆“중국 시장 집중 공략”

정부는 올해 농식품 수출 목표를 작년(61억1000만달러)보다 32.6% 많은 81억달러로 늘려 잡았다. 중국 시장 공략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 농식품 수출 대상국이지만 중국 수입 농식품시장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0.7%(20위)에 그치고 있다. 중국의 수입 농식품시장은 2014년 기준 1083억달러(약 125조원)에 이른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이 지난 7~9일 중국에서 한국 식품을 집중적으로 홍보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산 쌀을 수출하게 됐고 이르면 상반기부터 삼계탕도 중국 소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등의 성공으로 중국서 일어난 치맥(치킨+맥주), 홍삼 같은 한국 농식품 붐을 활용해 내달 중국 3개 도시에서 열리는 한류박람회에 농식품 수출 업체도 적극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