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미스터피자' MPK그룹 정우현(68) 회장이 9일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정 회장을 이날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2시간 40분간 조사하고서 돌려보냈다.

회색 정장을 입고 나타난 정 회장은 취재진에게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관리인(경비원)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국민 여러분께도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 허리를 굽히면서 "성숙하지 못한 일을 한 점 뼛속깊이 후회하며 반성한다.

사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면서 "혐의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일 오후 10시 30분께 서울 서대문구 한 건물에서 이 건물 경비원 황모(58)씨 뺨을 두 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정 회장은 개점을 앞둔 MPK그룹 소유 A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나서 건물 밖으로 나가려 했으나 건물 경비원인 황씨가 문을 닫아 발이 묶였다.

황씨가 사과하려고 A식당을 찾아갔지만 정 회장은 손으로 황씨의 목과 턱 사이를 두 차례 정도 때렸고, 이 장면은 A식당 내부 상황을 담은 CCTV에 찍혔다.

정 회장은 7일 오후 황씨 자택을 찾아가 사과했으나 아직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황씨가 처벌하지 말아달라는 의사를 밝히면 경찰은 정 회장을 처벌하지 못한다.

경찰은 이날 정 회장에게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감금이나 상해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조사했으나 이들 죄목을 적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감금·상해 혐의가 적용된다면 정 회장은 황씨와 합의해도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조사를 받고 나온 정 회장은 회장직을 사임할 의사가 있는지, 감금·상해 혐의를 인정했는지, 황씨와의 합의 진행은 어떻게 돼가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차량에 올라탔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 자격으로 몇 명 더 불러 조사하고서 수사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지을 방침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