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김민석·연세대 안종현 교수팀 "인체 센서·인공피부로 활용"

국내 연구진이 피부에 부착해 의료용으로 사용하거나 인공 피부로도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초박막 투명 촉각센서를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질량힘센터 김민석 박사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안종현 교수팀은 8일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이황화몰리브덴(MoS₂)을 이용해 75나노미터(㎚=10억분의 1m) 두께의 초박막 유연 촉각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촉각센서는 로봇의 전자피부에서 건강관리 시스템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널리 연구되고 있다.

특히 관련 학계는 유연하고 감도가 우수한 고기능 대면적 촉각센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시된 폴리머 기반 고감도 유연 촉각센서들은 사용빈도가 늘어나면 물성이 변하거나 출력값에 비선형성이 나타나고 반복성이 떨어지는 등의 약점이 있었다.

반면 반도체 물질을 기반으로 한 압저항형(piezoresistive) 센서는 높은 감도와 안정적 작동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센서 소재로는 그래핀처럼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m) 두께의 초박막 제조가 가능한 반도체 물질인 이황화몰리브덴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실리콘(Si) 기판에 형성된 산화실리콘(SiO₂) 층 위에 화학기상증착법(CVD)으로 이황화몰리브덴 막을 대면적으로 합성한 후 포토리소그래피 방식으로 이황화몰리브덴 패턴을 인쇄해 압력에 반응하는 고감도 스트레인 게이지(strain gauge) 소자를 제작하고, 스트레인 게이지의 전기 배선 물질로 그래핀을 사용해 촉각센서를 제작했다.

이렇게 제작된 유연 촉각센서는 두께가 75나노미터 수준으로 손가락에 붙일 때 지문 굴곡을 따라 밀착될 정도로 얇고, 민감도도 스마트폰을 보통 터치할 때 압력(약 10㎪)의 10분의 1 정도 압력(1.24㎪)까지 감지할 정도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센서는 빛투과율이 80% 이상이며 기계적으로 1.98% 잡아 늘여도 측정 성능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황화몰리브덴은 반도체 특성을 가져 감도가 매우 높고 그래핀 전극과도 접촉 특성이 좋으며 투명한 게 특징이라면서 나노미터 수준의 두께로 매우 유연한 대면적 센서 제작이 가능해 손가락이나 가죽 등 표면에 센서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박사는 "이 유연 촉각센서는 인체 등에 이식되거나 피부 위에 부착돼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있고 인공피부로 활용도도 높다"며 "압력을 구분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와 결합한 촉각 인터페이스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4월 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