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4·13 총선 선거운동에도 '태양의 후예' 열풍이 불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 출마한 새누리당 황진하(파주 을) 후보는 육군 중장 출신으로 한국인 최초로 유엔다국적평화유지군(PKF) 키프로스 주둔사령관을 지냈다. 그는 최근 선거사무실 외벽에 키프로스 주둔 사령관 당시 하늘색 베레모를 쓴 사진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은 현수막의 모습.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4·13 총선 선거운동에도 '태양의 후예' 열풍이 불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 출마한 새누리당 황진하(파주 을) 후보는 육군 중장 출신으로 한국인 최초로 유엔다국적평화유지군(PKF) 키프로스 주둔사령관을 지냈다. 그는 최근 선거사무실 외벽에 키프로스 주둔 사령관 당시 하늘색 베레모를 쓴 사진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은 현수막의 모습.
패러디 홍보물 속출, 지역마다 'OO의 후예'…주부·젊은 층 지지 호소
권은희 '저격' 포스터에 새누리 '발끈'…"너무 가벼워" 검토하다 접기도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열풍은 선거판도 강타했다.

후보들은 앞다퉈 패러디물을 내놓고 있으며 '~하지 말입니다'라는 홍보 문구로 젊은 유권자들에 다가서고 있다.

광주 광산갑에 출마한 더민주 이용빈 후보는 KBS에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극중 윤명주(김지원 분)는 태백부대 파병 군의관으로 의대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했지만, 이 후보는 육사를 자퇴하고 의대에 진학해 반대의 길을 걸었다.

육사 출신 특전사 대위 유시진(송중기 분)과 의사 강모연(송혜교 분)의 경험을 모두 갖춘 셈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드라마 인기를 십분 활용해 대학 총학생회 부회장 시절 학생운동, 취약계층 진료경험 등을 반영한 '태양의 후예'(이용빈, 육사에서 의사로)라는 제목의 카드 형식 만화를 제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3성 장군 출신 3선 의원인 새누리당 황진하(경기 파주을) 후보는 한국인 최초로 유엔 다국적 평화유지군(PKF) 키프로스 주둔 사령관과 주미 대사관 국방무관을 지냈다.

그의 선거사무소 외벽에는 하늘색 베레모, 군복을 착용한 사진과 함께 '파주의 후예'라는 글귀가 담긴 현수막이 걸렸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한 경찰 간부 출신 국민의당 권은희(광주 광산을) 후보 측은 군복 입은 송중기의 사진에 자신의 얼굴을 덧댄 포스터를 제작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근혜(대통령) 잡을 저격수, 권은희지 말입니다.

다음은 국보위 너다"라는 문구로 청와대와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겨냥했다.

새누리당 김진욱 중앙선대위 SNS 부대변인은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군복을 입고 군 통수권자에 대해 저격 운운하는 저급한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려놓고 희희낙락할 수 있는지 이해 불가"라며 "글을 삭제하고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고 권 후보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합성 이미지는 권 의원 페이스북에서 삭제된 상태다.

더민주 이형석(광주 북을) 후보도 권총 든 송중기의 사진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포스터로 패러디 대열에 올라탔다.

총선 후보 토론회 안내를 위한 이 포스터는 '광주의 후예'라는 제목과 함께 "태양의 후예는 재방송으로 보시지 말입니다"라는 권유를 담았다.

토론회가 드라마 방송시간과 겹친 탓이다.

반면 새누리당 이장우(대전 동구) 후보는 유권자들의 '본방 사수'를 독려했다.

이 후보는 "태양의 후예 방송 시간에는 선거운동도 쉬지 말입니다"라고 적은 홍보물을 만들어 블로그에 올렸다.

'유권자를 존중하는 개념 국회의원'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국민의당 최웅수(경기 오산) 후보는 SNS와 손 피켓 등에 송혜교의 신발 끈을 묶어주는 송중기의 모습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담아 '오산의 후예'라고 적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한 총선후보들의 홍보물이 눈길을 끈다. 왼쪽부터 광주 북을 더민주 이형석, 대전 동구 새누리당 이장우, 경기 오산 국민의당 최웅수 후보의 선거 홍보물.
(전국종합=연합뉴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한 총선후보들의 홍보물이 눈길을 끈다. 왼쪽부터 광주 북을 더민주 이형석, 대전 동구 새누리당 이장우, 경기 오산 국민의당 최웅수 후보의 선거 홍보물.
인천 연수을 국민의당 한광원 후보는 "송도 국제도시에 더이상 아파트만 있는 건 아니지 말입니다", 인천 서구갑 새누리당 이학재 후보는 "7호선 연장 이학재가 꼭 해내지 말입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활용하고 있다.

'패러디의 유혹'을 물리친 사례도 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다나까체'로 불리는 군대식 말투 사용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했으나 가벼운 느낌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더민주 충북도당 관계자도 "총선 후보를 홍보하고 공약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가벼워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