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0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 한동훈 전 위원장을 서울의 한 도서관에서 봤다는 목격담이 잇달아 나오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지난 4·10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 한동훈 전 위원장을 서울의 한 도서관에서 봤다는 목격담이 잇달아 나오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올해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당 안팎에서 거론되자 "본인의 의지겠지만, 지금은 자숙과 성찰의 시간이 맞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서 "아무리 자숙과 성찰의 시간이라고 해도 본인이 안 받아들이면 정치를 하는 것이지만, 권력에 대한 준비, 정치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돼 있느냐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 의원은 "인기는 있었다가도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한 전 위원장이 황교안 전 대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황 전 대표는) 2019년 봄 대표로 들어와 그 당시 우리 야권의 최고 대선주자였는데 당 대표를 하면서 결국 본인이 어떻게 됐냐"며 "지지율이 많이 급전직하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재차 "인기는 좋을 때도, 떨어질 때도 있는 것이다. 인기를 전당대회로 연결하는 것은 본인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어느 도서관에 가서 책 보는 것도 결국은 전당대회로 들어오기 위한 하나의 몸풀기 수순으로 보인다. 솔직하게 연출로 보인다"고 했다.
4월 5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인천 미추홀구 토지금고시장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동미추홀살리기' 지원유세에서 윤상현 동구미추홀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뉴스1
4월 5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인천 미추홀구 토지금고시장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동미추홀살리기' 지원유세에서 윤상현 동구미추홀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윤 의원은 본인의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묻자 즉답을 피했다. 그는 "저는 이 당을 변화시키고 혁신시키는 데 큰 테마를 가고 있고 전당대회라는 것은 너무나도 작은 주제"라며 "가장 큰 테마인 혁신과 변화를 윤상현은 충분히 해낼 열정이 있다. 프로그램도, 그림도 스스로 짤 수 있다"고 했다.

총선 패배 이후 잠행을 이어가고 있던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 인근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통화하는 모습이 포착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양재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포착돼 지지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 출마 전 여론 동향 파악을 위한 '목격담 정치'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던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9일 정부의 정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처음 직접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정부의 KC 인증 의무화 규제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공정한 경쟁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부"라고 했다.

일련의 행보를 놓고 여권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에 결심을 굳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같은 정치인을 만나는 등 한 전 위원장이 출마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의원은 지난 16일 SBS 라디오에서 "민심이 부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고, 민심이 부를 때 거부할 수 없는 게 정치 아니겠냐"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