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의 약 파는 이야기⑧]미리보는 美 내분비학회, 제넥신·알테오젠 출격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보스턴에서 미국 내분비학회(ENDO·The Endocrine Society)가 열린다. 내분비학은 호르몬과 그 기능을 연구하는 분야다.

ENDO는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국제 내분비학 연례 학술대회로, 올해 열리는 'ENDO 2016'은 98회째를 맞고 있다. 주최 측은 이번 학회에 8000여명의 내분비학 관계자들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흘간의 이번 학회에서 발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지속형 인간성장호르몬제다.
그만큼 지속형 성장호르몬제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크다는 것이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뇌하수체 손상 또는 발달 장애로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이로 인해 같은 연령대에 비해 키 성장률이 낮다. 문제는 현재까지 나와
있는 치료제가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아의 경우 평균 투여기간인 3년6개월 동안 1000회 이상의 주사가 필요하다. 매일 맞아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환자들의 복약 준수도도 낮은 상황이다. 전체 소아 환자의 64%는 투여일정을 지키지 못해 키 성장에 제한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때문에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1회나, 2주1회 투여로도 효과가 지속되는 지속형 성장호르몬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NDO 2016에서 한국 기업으로는 제넥신알테오젠이 그간의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제넥신은 지속형 기반 기술인 '하이브리드Fc'가 적용된 'GX-H9'의 임상1상 및 2상 중간 결과를 공개한다. 제넥신은 현재 유럽과 한국에서 소아와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학회에서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의 중간 결과를 내놓는다. 2주1회 투여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알테오젠도 자체 기술 'NexP'를 이용한 지속형 성장호르몬의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한다. 투여
후 1주일 약효 지속성, 안전성 등을 입증하는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2주형을 개발 중인 버사티스, 1주형의 옵코 아센디스 노보노디스크 등도 최근의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NDO 2015에서 1주형 성장호르몬제인 'LAPSrhGH'의 글로벌 임상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 한미약품은, 올해 ENDO에서는 발표 없이 경쟁사들의 임상 결과를 참관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임상2상을 완료하고 발표 시점을 조율 중이다.
지속형 성장호르몬제 개발 현황(한미약품, 알테오젠 제외). 자료=제넥신IR북
지속형 성장호르몬제 개발 현황(한미약품, 알테오젠 제외). 자료=제넥신IR북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는 지난해 8월 보고서를 통해 주요 7개국의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제 시장이 2024년까지 연평균 4.0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7개국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다.

주요 7개국에서 2014년 12억6000만달러(약 1조4500억원)를 형성했던 시장이 2024년에는 18억8000만달러(약 2조1600억원)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1일형은 2014년 12억6000만달러에서 2024년 6억8400만달러로 역성장하는 반면, 내년부터 발매가 예상되는 지속형은 2024년 12억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봤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