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는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2020년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IB)'으로 부상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인수전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강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3일 현대증권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LK투자파트너스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아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었다.

미래에셋은 앞서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50%를 제시하는 등 공격적 성향을 보인 바 있다. 때문에 인수전 참여 검토 소식은 한국금융지주의 고민을 크게 했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이 인수전에 불참하면서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2파전이 예상된다.

매각 대상인 현대증권 지분 22.56%의 시장 가치는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3650억원 수준이다.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더하면 4750억원 정도지만, 인수전 경쟁이 심해지면 이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앞서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 인수가격으로 2조2000억원을 제시했던 만큼, 자금력은 충분하다.

또 현대증권이 사실상 마지막 대형 증권사 매물이라는 점, 2020년 아시아 최고 IB를 목표하는 김남구 부회장의 의지 등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인수가격 제시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대증권이 지난해 말 기준 지급보증 및 매입확약 등 1조8109억원 규모의 우발부채(금융보증계약)을 가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때문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높게 쓰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국금융지주 측은 현대증권 실사 결과를 기반으로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은 오는 25일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