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심리학 돋보기'로 들여다본 전통신화
왕의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나 어머니에게 버림받았지만 씩씩하게 살아가다 병든 부모를 되살린 바리데기 공주, 알에서 태어나 신라를 세운 박혁거세 이야기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한민족 고유의 신화다. 하지만 전통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 등 서양 신화에 밀려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이나미 박사의 《심리학이 만난 우리 신화》는 23가지 전통 신화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내려온 삶의 지혜와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을 탐구한다.

저자는 신화가 옛것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미래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여성성과 남성성을 동시에 지켜야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세경본풀이’, 실재하는 것은 오로지 오늘 현재뿐이라는 ‘원천강본풀이’의 가르침은 서구 중심 사고에선 발견할 수 없는 혜안”이라고 강조한다. (이나미 지음, 이랑, 288쪽, 1만5000원)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