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비밀 원가도 공개"…새내기 아웃도어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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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털 재킷 원가 8만원대"
칸투칸, 가격 파괴로 승부
루켄, 백화점 등 20곳 입점
기존 브랜드는 성장 정체
"등골 휘는 가격" 불신 커져
칸투칸, 가격 파괴로 승부
루켄, 백화점 등 20곳 입점
기존 브랜드는 성장 정체
"등골 휘는 가격" 불신 커져
‘히트락 구스다운 재킷, 판매가 12만9800원, 생산원가 8만4125원….’
중견 아웃도어 의류업체 칸투칸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이처럼 모든 상품의 제조원가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가격 거품을 뺀 아웃도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기업의 ‘1급 비밀’인 원가 정보를 스스로 ‘봉인 해제’한 것이다.
칸투칸 측은 “원가 공개는 민감한 문제여서 많이 고심했지만, 마진율을 최소화하고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로 당당하게 평가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공개한 주요 품목의 생산원가를 보면 그동안 유명 아웃도어 업체들의 ‘가격 거품’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집업 티셔츠는 1만7469원, 경량 바람막이 재킷은 2만4329원, 방수 등산화는 5만1255원이고 두툼한 거위털 재킷은 8만4125원, 오리털 재킷도 9만1904원에 불과하다.
아웃도어 의류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가격 파괴형’ 브랜드들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값비싼 아웃도어에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랜드의 중저가 아웃도어 브랜드 루켄은 올해 백화점과 가두점(길거리 매장)을 중심으로 20개 매장을 새로 열기로 했다. 지난 15일 롯데백화점 청량리점과 인천점을 시작으로 주요 백화점에 입점해 고가 아웃도어 브랜드와 ‘정면 승부’에 나섰다.
2013년 첫선을 보인 루켄은 티셔츠를 2만9900원, 바지를 4만9900원, 방수 재킷은 12만9000원 등에 팔고 있다. 베트남과 미얀마 등에 퍼져 있는 이랜드의 자체 생산공장에서 상품을 바로 공급받는 제조·직매형 의류(SPA) 방식으로 원가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황우일 이랜드 팀장은 “루켄은 가격 거품을 빼기 위해 연예인 모델을 쓰는 광고도 하지 않는다”며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려 내년에는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중저가 아웃도어 브랜드로 분류되는 콜핑, 레드페이스 등도 최근 매장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등골 브레이커’라고 불릴 정도로 고가 정책을 고수해온 기존 유명 브랜드들이 고전하는 것과 대비된다.
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최근 매장 개편에서 아웃도어의 업체당 면적을 일제히 줄였고 매출이 저조한 일부 브랜드는 아예 퇴출시켰다.
패션업계의 한 전문가는 “아웃도어 업체들은 제조원가의 최소 4배 이상을 정가로 매긴 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손님을 끌어모으는 것이 관행이었다”며 “이런 후진적인 방식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밀레와 컬럼비아는 신상품을 출시하자마자 50% 할인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가격파괴형 아웃도어’의 약진은 기존 업체에 대한 소비자의 가격 불신이 반영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중견 아웃도어 의류업체 칸투칸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이처럼 모든 상품의 제조원가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가격 거품을 뺀 아웃도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기업의 ‘1급 비밀’인 원가 정보를 스스로 ‘봉인 해제’한 것이다.
칸투칸 측은 “원가 공개는 민감한 문제여서 많이 고심했지만, 마진율을 최소화하고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로 당당하게 평가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공개한 주요 품목의 생산원가를 보면 그동안 유명 아웃도어 업체들의 ‘가격 거품’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집업 티셔츠는 1만7469원, 경량 바람막이 재킷은 2만4329원, 방수 등산화는 5만1255원이고 두툼한 거위털 재킷은 8만4125원, 오리털 재킷도 9만1904원에 불과하다.
아웃도어 의류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가격 파괴형’ 브랜드들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값비싼 아웃도어에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랜드의 중저가 아웃도어 브랜드 루켄은 올해 백화점과 가두점(길거리 매장)을 중심으로 20개 매장을 새로 열기로 했다. 지난 15일 롯데백화점 청량리점과 인천점을 시작으로 주요 백화점에 입점해 고가 아웃도어 브랜드와 ‘정면 승부’에 나섰다.
2013년 첫선을 보인 루켄은 티셔츠를 2만9900원, 바지를 4만9900원, 방수 재킷은 12만9000원 등에 팔고 있다. 베트남과 미얀마 등에 퍼져 있는 이랜드의 자체 생산공장에서 상품을 바로 공급받는 제조·직매형 의류(SPA) 방식으로 원가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황우일 이랜드 팀장은 “루켄은 가격 거품을 빼기 위해 연예인 모델을 쓰는 광고도 하지 않는다”며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려 내년에는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중저가 아웃도어 브랜드로 분류되는 콜핑, 레드페이스 등도 최근 매장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등골 브레이커’라고 불릴 정도로 고가 정책을 고수해온 기존 유명 브랜드들이 고전하는 것과 대비된다.
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최근 매장 개편에서 아웃도어의 업체당 면적을 일제히 줄였고 매출이 저조한 일부 브랜드는 아예 퇴출시켰다.
패션업계의 한 전문가는 “아웃도어 업체들은 제조원가의 최소 4배 이상을 정가로 매긴 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손님을 끌어모으는 것이 관행이었다”며 “이런 후진적인 방식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밀레와 컬럼비아는 신상품을 출시하자마자 50% 할인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가격파괴형 아웃도어’의 약진은 기존 업체에 대한 소비자의 가격 불신이 반영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