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회 신임 집행부 출범…"신약 연구개발 세액공제 확대해야"
한국제약협회가 신임 집행부 출범을 계기로 국산 신약의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제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대규모 수출 계약 이후 달라진 제약산업에 대한 인식을 약가제도 개선 등 실질적 결실로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과 이행명 제약협회 신임 이사장은 17일 서울 방배동 제약협회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약산업이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두 번째 임기를 맞고 있고, 명인제약 오너인 이 신임 이사장은 지난달 선임됐다.

이 회장은 제약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연구개발(R&D)세액공제와 해외 진출 신약에 대한 약가 우대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신약 개발 비용의 80% 이상이 임상시험에 쓰이며 그 가운데 51.4%는 임상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 투입된다”며 “R&D 비중이 큰 임상 3상을 세액공제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약 개발은 일반 제품과 달리 완제품이 아니라 임상시험 단계부터 R&D를 위한 연구개발 시설을 지어야 하고 개발에도 10년 이상 걸리는 점 등을 고려해 차별화된 세액공제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 진출 때 역차별이 발생하는 현행 약가제도 개선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신약 개발에 따른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국내 약가가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제약사가 외국에서 신약 개발에 따른 적정한 이익을 약가에 포함해도 해당 국가가 낮은 국내 약가를 근거로 “폭리를 취한다”며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 신임 이사장은 제약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불법 리베이트 근절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상위사들이 리베이트 근절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부 소형사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윤리경영 위반 관련 설문조사에서 여러 차례 거론되는 회사의 이름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