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항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 신항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
서부산권이 산업지도를 확장하고 있다. 부산시는 강서구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구축된 제조업 중심지에서 북구와 사상구, 사하구를 포함한 437㎢에 이르는 낙동강 델타지역을 서부산글로벌시티 지역으로 정하고 ‘위대한 낙동강 시대’를 열어나가고 있다.

부산시는 강서구 일대가 안정된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광역 서부산권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낙동강을 중심으로 2030년대까지 소득 5만달러, 글로벌도시 30위권에 진입시키겠다”고 말했다. 서부산권 개발과 발전을 통해 부산시 전역을 대개조하는 작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서부산 글로벌시티의 핵심 비전은 ‘세계도시(World) 광역경제권(Wide) 서부산(West)’이다. West 비전에는 서부산을 혁신적으로 재생시켜 동·서부산 간 문화·교육·소득격차를 해소하는 서부산 균형발전을 담았다. 시 서부산청사 건립과 서부산의료원 조성, 강서권 지하철 연장, 신평·장림 혁신형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등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

Wide 비전은 부산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행정적 의미의 동남권 개념을 벗어나 ‘그랜드 부산권’이라는 광역경제권 개념을 도입했다. 경북 포항에서 전남 여수까지 1000만명의 주민으로 구성된 동·남해안 제조업벨트의 경제권에서 서부산 글로벌시티를 중심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World 비전은 부산이 환동해~환황해 중심도시의 기능과 통일 이후 글로벌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인프라를 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덕 신공항을 건설하고 거기에 대형 크루즈선 10척을 접안할 수 있는 크루즈선 모항을 함께 조성하면 서부산 글로벌시티가 공항-항만-실크로드의 트라이포트 기능을 갖춘다”며 “서부산 글로벌시티가 유라시아 대륙이라는 초광역경제권의 관문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서부산 개발을 총괄하는 서부산개발국을 신설했다. 건설본부, 낙동강관리본부, 도시공사, 부산발전연구원, 부산경제진흥원과 같은 출자출연기관도 서부산권으로 이전시킬 방침이다. 서부산의료원도 건립하고 명지주거단지와 녹산공단, 부산신항을 연결하는 지하철의 연장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사하구의 신평장림공단을 혁신산단으로 추진하고 북구 구포지역을 강변 창조도시로 조성하는 등 북구와 사상, 사하 3개구에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할 프로젝트를 추진해 동서불균형 문제를 해결해나갈 방침이다.

서부산권 지방자치단체들도 낙동강 시대에 발을 맞추고 있다. 북구청은 강변창조도시 조성을 위해 창조도시재생단을 건립했다. 강서구청도 상반기에 인구 10만명 돌파와 서부산권 개발에 맞춰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사상구청은 지난해 7월 창조학습과를 폐지하고 창조도시재생과를 신설해 창조도시계, 도시재생계, 스마트시티계를 두고 서부산권 변화에 대비 중이다. 서부산권지역의 구청들은 정책협의회를 발족해 낙동강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북구 구포나루축제, 사상구 강변축제, 사하구 사하예술제, 강서구 갈대꽃 축제 등의 개최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낙동강 원 페스티벌’로 운영해 대표 관광상품으로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산이 ‘2030부산등록엑스포’ 적정 입지로 강서구 대저2동 맥도가 선정되면 서부산권 개발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부산권 도약의 기반인 강서구 지역도 1990년대부터 시작된 신호와 녹산, 화전, 미음 산업단지가 자리 잡으면서 성장의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경남 진해 웅동에서 남문 등으로 범위를 넓혀 창원과 울산, 거제까지 해안도로를 통해 연결되는 국내 최대의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부산 신항도 있어 국내 최고 컨테이너 항만지역의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부두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항에서 처리한 화물(길이 6m짜리 컨테이너)은 1945만개를 기록하면서 세계 6위 컨테이너항만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기반으로 부산 경남에 있는 경마공원과 대규모 주거단지도 운영되고 있다. 경남의 웅동지역에는 복합관광레저와 휴양 문화시설도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명지신도시(오션시티)와 명지국제신도시, 신호주거단지 등 ‘강서신도시’에 입주가 끝나면 6만6000여명의 인구가 유입돼 서부산권 최대 규모의 주거단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서부산권을 중심으로 한 부산의 산업단지에서 2700여개 기업이 가동되면서 연간 20조원의 생산액을 기록하고 있고,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관광서비스업종도 들어서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