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영 나선 BNK금융…2020년 '아시아 톱 40'로 도약
BNK금융지주가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로컬 베스트 금융그룹으로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적 수준의 초유량 금융그룹, 글로벌 초일류 지역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핀테크(금융+기술)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급변하는 금융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혁신성과 기술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시행한 유상증자를 높은 청약률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다.

세계경영 나선 BNK금융…2020년 '아시아 톱 40'로 도약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은 16일 “금융 환경이 불안정하긴 하지만 꾸준한 질적 성장으로 ‘2020년까지 총자산 140조원 내외’ 달성, ‘지역 금융그룹 최초의 당기순이익 1조원 시대 개막’과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톱(TOP) 40’ 금융그룹으로 반드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그룹 경영화두인 초윤장산(礎潤張傘)은 《변간론》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비가 내릴 징조이니 우산을 준비하라’는 뜻”이라며 “다가올 위기에 먼저 대응하기 위해 초긴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2019년 3월까지 회장직을 연임한다.

BNK금융그룹은 올해 양적 성장을 지양하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주축으로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과 함께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및 분야별 차별화된 위상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성 회장은 “BNK금융그룹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34% 늘었고, 올해는 54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더 욕심을 낼 수도 있지만 더 크고 안정된 밝은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시행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대해 고객과 주주들에게 고맙다”며 “급변하는 세계 경제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확고한 기반을 구축한 만큼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조달된 자금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각각 1800억원과 2500억원이 출자돼 자본비율 개선과 함께 그룹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경영 나선 BNK금융…2020년 '아시아 톱 40'로 도약
성 회장은 최근 모바일 뱅크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핀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약진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BNK금융그룹 부산은행은 다른 은행과 차별화된 모바일 기반 금융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롯데그룹의 유통망과 연계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부제 모바일 뱅크인 ‘썸뱅크’를 오는 28일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전자등기를 이용한 국내 첫 모바일 전용 소액 주택담보 대출 등 혁신적인 대출 상품을 썸뱅크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부산은행은 다른 회사의 모바일 뱅크와 차별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롯데그룹과 ‘핀테크 사업추진 업무 협약’을 맺고 롯데의 온·오프라인 유통망 및 롯데 L-페이, L-포인트 등을 접목해 사용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금융과 유통의 융합을 활용하는 것이다.

‘썸뱅크’의 의미는 세 가지로 구분된다. 썸(sum)은 영어의 ‘합하다’라는 의미로 고객이 ‘사용할수록 혜택이 쌓여가는 은행’을 의미한다. 심플(simple·간편하고 편리한), 유스풀(useful·유용한), 모바일(mobile·모든 은행업무의 모바일화)로 유용한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이 사용하기 쉽도록 만든 모바일 뱅크를 뜻한다. 신조어인 ‘썸’이라는 단어처럼 사용할수록 ‘두근두근 설레는 은행’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산은행은 ‘썸뱅크’ 내 상품을 고도화해 롯데 계열사들과 제휴한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로 탑재하고, 신용카드 및 수신상품 등을 더해 오는 5월 2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성 회장은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은 모바일 뱅크를 통해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면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혁신성과 기술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3회 연속 ‘은행 혁신성 및 기술금융 평가’ 1위 달성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은행 혁신성 평가와 기술금융부문 평가에서 3회 연속 1위를 받은 은행은 부산은행이 유일하다. 이런 성과는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한 금융 혁신을 위한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부산은행 측은 설명했다.

성세환 회장
성세환 회장
부산은행은 2014년 11월부터 지역 혁신금융 선도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체계적인 금융혁신을 위한 전담 조직을 마련했다. ‘혁신금융 태스크포스팀(TFT)’을 은행장 직속으로 설치하고 혁신금융 총괄 컨트롤 타워도 설치했다. ‘혁신금융 확대의 기반조성’(2014년), ‘혁신금융 구축을 위한 데이터 축적 및 인프라 구축’(2015년), ‘혁신금융 시스템 확립’을 이뤄냈다. 체계적인 기술금융 지원을 위해 기술신용평가 전담 조직인 ‘기술평가팀’, 기술금융 기획 총괄조직인 ‘창조금융 지원팀’ 및 심사 조직인 ‘기술금융 심사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술신용평가 구축을 위한 TFT를 출범한 데 이어 공학박사 등 5명 이상의 기술평가 전문인력을 채용해 기술평가 모형 및 시스템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성 회장은 기술력을 갖춘 업체에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가장 먼저 출시한 기술금융 전용 대출상품인 1000억원 규모의 ‘BNK창조형 혁신기업 대출’은 지원 금액을 조기에 소진해 3000억원으로 늘렸다. 기술금융을 지원받은 업체들은 은행 내 컨설팅 전문조직인 ‘중소상공인 지원센터’를 통해 투자 유치, 재무, 부동산 관리, 법률 자문 등 전문 컨설팅을 무료로 받고 있다. 이 결과 지난 1월 말 부산은행의 기술금융 지원 실적(잔액 기준)은 1643개 업체에 2조10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