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패배 예상한 듯 "종업원지주회 개인 의견 반영돼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번 주말 일본에서 그룹 경영권을 놓고 다시 주주총회 표 대결에 나선다.

지금까지 분위기 등으로 미뤄 신동빈 회장이 큰 무리 없이 경영권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6일 오전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는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이는 지난달 16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일 롯데의 지주회사 롯데홀딩스 이사로 자신을 선임하는 건,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건을 처리할 주총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7월 16일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됐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에 앞서 같은 해 1월 8일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됐다.

따라서 이번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안건이 만약 모두 승인될 경우, 신 전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동시에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사실상 경영권 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탈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우호지분 판세에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도 경영권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성은 ▲ 광윤사(고준샤·光潤社) 28.1% ▲ 종업원지주회 27.8% ▲ 관계사 13.9% ▲ 임원 지주회 6% ▲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 가족 등 13.6% 등이다.

이 가운데 신동주 전 부회장의 확실한 우호지분은 지난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 위임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광윤사의 28% 정도이다.

여기에 약 1% 남짓인 신 전 부회장의 개인 지분을 더해도 최대 약 30% 수준이다.

반면 신동빈 회장의 경우 지금까지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6%), 관계사(13.9%) 등을 포함해 과반의 지지를 얻어왔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17일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장에서 벌어진 첫번째 신동주·동빈 형제간 표 대결에서 신 회장은 '완승'을 거뒀고, 최근 한국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의 60%로부터 "상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아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던 종업원 지주회가 이번 주총에서는 마음을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주총 소집을 요구했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급기야 지난달 19일에는 주총 표 대결의 승패를 좌우할 종업원지주회(지분 27.8%)에 "홀딩스 상장을 전제로 지주회원 1인당 25억원 상당의 지분을 배분하고 개인이 팔 수 있게 해주겠다"며 사실상 '물량 공세'까지 펼쳤다.

홍보차량·전단지 등을 동원해 이 내용을 회사 안팎에 알렸지만 아직 종업원지주회의 호응은 없는 상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종업원 지주회를 상대로 '경영방침 설명회'를 열었지만 회원들은 거의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동주 부회장이 이끄는 SDJ코퍼레이션은 "종업원지주회 개개인의 의견이 주총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너무 이른 시점으로 주총 날짜를 잡아 종업원 지주회를 설득할 시간이 모자랐다"며 이런 저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SDJ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종업원지주회 의결권 행사는 100명이 넘는 회원 각자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돼야한다"며 "이번 주총에서도 종업원지주회 이사장과 이사회가 회사 경영진에게 결정권한을 위임할 지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SDJ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총 결과 전망에 대해 "(종업원 지주회를)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주총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SDJ 관계자들은 4일 현재 도쿄에 머물며 종업원 지주회 등을 상대로 계속 설득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도연 기자 shk999@yna.co.kr,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