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를 '포섭'하기 위한 파격적인 카드를 내놨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에서 코너에 몰린 신 전 부회장이 이번 제안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1인당 25억원'의 지분가치 실현이 가능하다는 종업원지주회에 대한 '회유책'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19일 신 전 부회장이 '궁여지책'으로 무리수를 던졌지만, 실제로 종업원지주회의 마음을 돌릴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신 전 부회장의 '주식 재분배' 제안을 받아들일 확률이 낮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상장을 위해 일본 롯데홀딩스 전체 지분의 27.8%에 해당하는 종업원지주회의 주식을 일본 롯데그룹 사원 등에게 재분배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 전 부회장 측이 현재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진행 중인 여러 소송의 정황상 현 상황을 뒤집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더 강력한 방안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지분 구조상 가장 중요한 종업원지주회를 끌어오기 위해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몸부림으로 '당근책'을 제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러나 유리한 쪽은 실질적으로 일본 롯데홀딩스와 종업원지주회를 지배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라며 앞으로 신 전 부회장이 요구한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가 소집되는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복귀를 위한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임시주총 안건에는 자신을 롯데홀딩스 이사로 선임하는 건과 함께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건을 포함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정혜민 변호사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이번 제안은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공격적인 카드지만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다면 그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역시 신 전 부회장 측의 의도대로 풀릴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정 변호사는 "종업원지주회가 지금 신동빈 회장 편에 서 있는 이유가 있을 텐데, 절차적으로 굉장히 길게 가야하고 성사 여부도 확실치 않은 이번 제안으로 입장이 바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 전 부회장 측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재분배 제안은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는 분쟁 국면에서 여론을 더 악화시킬 뿐 아니라 롯데그룹의 미래에도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무리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해도 막대한 자본이득을 보게 해주겠다는 식의 '회유책'이 사내뿐 아니라 사외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한상린 한양대 교수는 "이번 제안은 신동주 부회장 측이 자신의 실추된 위상을 높이고 경영권을 되찾고자 무리수를 둔 것 아닌가 싶다"라며 "법적으로 하자는 없을지라도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 뜻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제안으로 목적을 달성할지에 대해 회의적이며 지분 재분배가 롯데의 성장과 발전, 미래의 성장 전략 차원에서 바람직한지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