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에도 일임형 ISA를 허용키로 했다. 또 일임형 ISA 투자 권유시 금융회사는 2가지 이상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ISA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이번 방안은 금융위가 금융감독원 등과 ISA 준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면서 제기된 다양안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고객이 은행을 통해 한 가지 형태의 ISA만 가입할 수 있다면 투자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불편을 초래한다"며 "ISA에 한해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증권사만 일임형 ISA를 판매할 수 있었다.

ISA에는 신탁형과 일임형이 있다. 신탁형에서는 가입자가 직접 ISA에 들어갈 상품을 지정해야 한다. 일임형의 경우 은행과 증권사가 알아서 편입 상품을 고르고 상품간 투자비중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일임형 ISA는 신탁형에 비해 보수가 더 많이 부과된다.

금융위는 은행의 일임형 ISA 허용을 위해 다음달 초 은행업 감독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은행에 일임형ISA 허용…"권유시 모델포트폴리오 제시해야"
온라인을 통한 일임형 ISA 가입도 허용된다. 투자일임과 신탁계약은 온라인 가입이 허용되지 않으나, 일임형 ISA는 투자자가 금융회사에 방문하지 않고도 가입부터 해지까지 전과정을 온라인에서 할 수 있도록 한다. 일임형 ISA 온라인 가입을 위한 근거는 올 2분기께 관련 규정을 개정해 마련할 방침이다.

일임형 ISA 투자자 보호를 위한 모범규준도 만들었다. 우선 금융사는 일임형 ISA 가입 권유시 투자자에 적합한 2개 이상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야 한다. 금융사는 초저위험에서 초고위험까지 투자자 유형을 5개 이상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별로 2개 이상(초저위험은 1개)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비해야 한다.

일임형 ISA의 모델 포트폴리오는 분산 투자를 원칙을 한다. 모델 포트폴리오는 같은 금융상품의 편입비중 30%, 같은 상품군의 편입비중 50%(펀드는 100%) 이내로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 펀드를 예로 들자면, ISA 자산의 100%를 펀드로 가져갈 수 있지만, 한 펀드의 비중은 30%를 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 금융사는 모델 포트폴리오와 ISA 운용 관련 사항을 금감원에 사전 보고하고, 모델 포트폴리오를 공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투자자가 운용방법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 이를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매 분기마다 각 모델 포트폴리오의 수익성과 안전성을 평가해, 편입 자산을 주기적으로 재조정하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금융위는 은행에 대한 일임형 ISA 허용으로 사업자간 경쟁을 통해, ISA가 국민 재산 증식에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