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이동이 벌어지는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혼잡한 귀성길과 귀경길이 벌써부터 걱정되지만 이보다 더 신경써야 하는 것은 안전한 여행이다.

장거리 여행에 앞서 반드시 점검해야 하는 것이 차량 상태다. 설날에는 평소보다 승차 인원이 많아지고 선물 등 짐으로 인해 자동차 무게가 늘어난다. 브레이크 오일 상태,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 상태를 미리 점검해두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맥 없이 완전히 밀려들어가거나 페달 밟은 발을 떼도 원래 위치로 잘 돌아오지 않거나 제동 시 운전대가 흔들린다면 가까운 정비소를 찾아가자.

겨울은 다른 때보다 외부 기온이 낮아 안전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계절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밀도가 높아져 타이어가 수축돼 제동 성능이 저하된다. 타이어 점검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운전자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타이어 공기압 점검이다. 자동차에 알맞은 타이어 공기압은 운전석 문 아래 표시돼 있다. 권장 타이어 공기압 안내 표시가 없으면 타이어 사이드월에 표시된 최대 공기압의 80% 수준까지 주입하면 된다. 비상시를 대비해 스페어타이어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꽉 막힌 고속도로 운행 중 배터리 방전이 일어나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밤중에 라이트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보통 2~3년에 한 번 교체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고향으로 떠나기 전 배터리가 충분한지 함께 점검하는 것도 좋다.

평소 차의 운동 성능에 확신이 없다면 장거리 여행 전 꼭 정비소에 들러야 한다. 스피드메이트 같은 전국망이 깔린 정비소에서는 일정 수준의 무상점검을 받을 수 있다. 연휴 전까지 도저히 시간을 내지 못했다면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하면 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설 명절을 맞아 5~8일 경기 안성, 강원 평창 등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 31개 지점에서 차량 무상점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동차 회사들의 무상점검 사항은 엔진, 브레이크는 물론 각종 오일류, 부동액, 워셔액 등이다.

사고나 고장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보험회사와 자동차업체의 비상 연락처를 알아두는 것도 좋다. 사고가 나면 상대방과 다투지 말고 현장 보존을 위해 스프레이와 카메라를 활용, 현장 상태를 남겨두자. 교통사고 발생 시 과실 정도는 운전자끼리 결정하기보다 보험회사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미한 사고가 났을 때 보험보다 자비로 처리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이런 판단도 혼자서 내리기보다 보험회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