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무풍냉방 기술을 적용한 에어컨 신제품 ‘무풍에어컨 Q9500’과 냉동실에 정온냉동 기술을 탑재한 냉장고 신제품 ‘2016년형 삼성 셰프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무풍냉방 기술을 적용한 에어컨 신제품 ‘무풍에어컨 Q9500’과 냉동실에 정온냉동 기술을 탑재한 냉장고 신제품 ‘2016년형 삼성 셰프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고정관념을 깬 제품을 내놨다. 찬바람을 내보내지 않고도 냉기를 보존해주는 에어컨과 냉동실 온도를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냉장고다.

삼성전자는 25일 서울 서초동 삼성딜라이트에서 ‘2016년형 에어컨·냉장고 미디어데이’를 열고 신제품을 공개했다.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114년간 변하지 않은 에어컨의 방식을 바꿨다”며 “고정관념을 탈피한 혁신 제품을 내놓으며 생활가전 1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 찬바람 안 나오는 에어컨

삼성전자기 이날 선보인 ‘무풍에어컨 Q9500’은 에어컨 표면에 딸기씨보다 작은 13만5000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 이 구멍에선 초속 0.15m 이하의 미세한 냉기가 흘러나온다. 일반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을 분무기에 비유하면 이 구멍에서 나오는 냉기는 미스트의 안개 분사에 가깝다. ‘시원한 건 좋은데 바람은 싫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했다.

에어컨 바람을 10분간 켰다 끈 뒤 ‘무풍냉방’ 버튼을 누르면 최대 4시간 동안 그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보통 바람을 끄면 30여분 뒤 냉기가 사라져 다시 에어컨을 켜야 하는 것과 다르다. 무풍냉방 상태에선 전기 사용량도 일반 작동 때보다 85% 줄어든다. 냉방면적 52.8㎡, 58.5㎡, 81.8㎡ 등 세 가지 용량의 7종이며 가격은 229만~579만원이다.

삼성전자는 냉동실에까지 미세정온기술을 적용한 셰프컬렉션 냉장고 신제품도 선보였다. 보통 냉동실 온도편차는 1.5도지만 이 제품은 0.5도 수준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냉장실에만 적용됐던 미세정온 기술을 냉동실로 확대한 것이다. 냉동실 보관 중 온도편차 때문에 성에가 끼거나 식감이 떨어질 우려가 줄어든다. 이 제품은 843~974L 용량의 총 6종이며 639만~749만원이다.

◆“하이얼의 GE가전 인수, 영향 없어”

삼성전자는 이 두 신제품을 앞세워 올해 에어컨 국내 시장 점유율은 55% 이상, 냉장고는 55%를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국내 시장 점유율은 에어컨이 55%, 냉장고는 51.9%였다.

시장조사기관 트라큐라인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북미지역의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6.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월풀(15.7%)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부사장은 “1위를 유지하고 2위와의 격차를 벌리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하이얼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문 인수에 대해선 “당장 영향이 크진 않겠지만 경쟁 구도는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제품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김현석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