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전세보증금 투자풀(pool) 제도에 대해 “원금 보장도 아니고 확정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도 아니다”고 말했다. 손실 없이 연 4%대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잘못 알려져 혼선이 빚어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 위원장은 지난 18일 핀테크(금융+기술) 홍보대사로 활약 중인 영화배우 임시완 씨가 출연한 ‘오빠생각’ 시사회에 참석, “(전세보증금 투자풀은) 갑자기 내야 할 월세 때문에 고통받는 서민이 안심하고 돈을 굴릴 수 있도록 투자 방법을 제안한 것”이라며 “절박한 수요가 창출해낸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전세보증금 투자풀은 집주인이 전세를 반전세로 전환하면서 세입자가 돌려받은 보증금을 한데 모아 펀드 형태로 굴려주는 상품으로, 운용은 민간 자산운용사가 맡는다.

한국증권금융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 세입자가 돌려받은 전세보증금을 위탁받아 투자풀(모펀드)을 조성한 뒤 다양한 성격의 하위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 방식으로 운영하도록 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이 상품은 그러나 ‘사실상 원금보장형 펀드를 내놓겠다는 것’으로 시장원리에 위배되는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금융위는 지난 14일 대통령 업무보고 자료에서 ‘전세보증금 원본은 예금 수준으로 안전하게 보호한다’고 명기하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대한 손실이 나지 않도록 이중 삼중의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본래 취지”라고 해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