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끈질긴 매도 공세에도 개인 저가매수로 코스피 1889
주식형펀드도 꾸준히 돈 들어와
동조화 중국 상하이지수도 안정세…원유가격도 28~29달러 지켜
코스피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가 모처럼 ‘동반 플러스’로 장을 마쳤다. 국제 유가는 여전히 약세에 머물러 있지만 하락폭이 서서히 줄어드는 모습이다. 신흥국 증시와 원자재 시장을 짓누르던 공포 심리가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가 매수에 나서는 개인투자자들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바닥 다지는 코스피
코스피지수는 19일 전날보다 0.60% 오른 1889.64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이 279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기관(1771억원)과 개인(878억원)이 사들였다. 지수가 장중 1870선까지 밀리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이날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7배로, 2014년 저점(0.92배)과 지난해 저점(0.89배)을 밑돌고 있다. PBR은 기업의 청산가치 대비 주가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 하단을 추정하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자산과 시가총액이 같을 때가 PBR 1배다.
펀드 투자자들도 꾸준히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 순유입된 자금은 1300억원에 달했다. 김도현 한국투자증권 서울 방배지점장은 “자산가 중 절반은 단기채권 중심으로 ‘돌다리 운용’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시황을 보면서 적극적으로 펀드와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며 “바닥을 잡으려는 저가 매수 자금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관건은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언제쯤 멈추느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중동과 중국계 자금이 탈출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1조5000억원 상당의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유럽계 자금은 대부분 헤지펀드로 단기간에 거래가 집중되는 성향이 있다.
◆중국도 한고비 넘겼다
중국 증시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17% 오른 3006.34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연계증권 줄손실 사태의 주범인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역시 2% 이상 올랐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6.9% 늘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동준 동부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당분간 폭락도 급반등도 없는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정부가 설 전에 어떤 경기부양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상반기 지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8일(현지시간) 장외 전자거래에서 배럴당 28달러94센트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보다 1.63% 하락한 올해 최저가다. 하지만 한꺼번에 5.71% 급락한 전 거래일(15일)보다는 낙폭이 줄어든 모습이다. 원자재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28~29달러 선에서 숨을 고를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 재고와 공급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서다.
이제훈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현재 공해 상에 떠 있는 유조선에 실린 원유는 2억5000만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여름(4억t)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라며 “배럴당 29달러면 내릴 만큼 내렸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산 원유가 국제 유가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 국영 석유회사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란이 글로벌 원유시장에 완전히 복귀하려면 9개월 정도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외환 수급 안정을 위한 일련의 제도 정비를 발표하자 시장에서 정부발 대규모 달러 공급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2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새벽 야간 거래에서 달러당 147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장중 1482원10전까지 치솟은 환율은 1470원대 후반에서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시장에선 “외환당국이 조만간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긴장감이 팽배하다.전문가들은 “오는 30일 결정되는 연말 환율 종가를 가급적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연말 환율 종가는 기업과 금융기관 등의 올해 재무제표와 내년 사업계획의 기준이 된다. 한 금융지주회사 임원은 “연말 종가가 높으면 외화부채의 원화 환산 금액이 늘면서 부채비율도 높아진다”며 “신용평가등급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한은이 정기 금융통화위원회를 나흘 앞둔 19일 임시 금통위를 연 것도 연말 종가 관리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23일 의결하면 외환당국이 시장에 영향을 줄 날짜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가 수시 가동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임시 금통위 이후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가 일부 재개된 게 사실”이라며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유연하게 해서 그에 따른 스와프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한은에서 달러를 빌려 쓰면 그만큼 외환시장의 달러 수요가 줄어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효과를 낸다. 한은이 금융기관의 외화
지난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78원으로 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연장 소식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로 18일 한때 148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외환당국이 외화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유예, 외환건전성 부담금 면제 등의 대책을 발표하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환율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예정된 경제 지표 발표가 대체로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발표되는 이달 1~20일 수출 실적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23일 공개되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3%대 중반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다만 하락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역내 달러 수요가 많아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달러 수요를 근거로 “연말 환율은 1470∼1480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채권시장은 일본의 금리 인상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19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3%포인트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한 연 3.010%로 장을 마쳤다. 10년 만기 금리는 0.03%포인트 올라 연 3.342%를 기록했다. 일본 중앙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인상한 영향이 국내 시장 심리에도 영향을 줬다. 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이광식 기자
지난 한 주간 국내 증시의 조정 속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비교적 뛰어난 수익을 냈다. 한한령 해제와 실적 개선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 개인 신규 자금은 S&P500과 코스피 등 대표지수 추종 상품으로 많이 흘러들었다.21일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ETF는 5.17% 오른 ‘ACE KPOP포커스’였다. 이 상품 구성 종목은 SM(비중 27.08%), 하이브(24.23%), JYP엔터테인먼트(24.14%), YG엔터테인먼트(19.25%) 등이다. 내년 초 중국에서 K팝 콘서트가 열릴 수 있다는 소식이 주가 강세 계기로 작용했다.2위와 3위는 각각 ‘HANARO Fn K-POP&미디어’(5.06%), ‘TIGER 미디어컨텐츠’(4.82%)가 차지했다. 이들은 엔터주와 함께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미디어 관련 종목을 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의 ‘KEDI 글로벌K컬처밸류체인’ 지수를 기초로 한 ‘KoAct 글로벌K컬처밸류체인액티브’는 주간 수익률 6위(2.69%)에 올랐다. 하이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국내외 K컬처 관련 종목에 투자한다.4위는 4.34% 오른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였다. 자율주행 기대감에 테슬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덕분이다.개인 순매수는 국내외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쏠렸다. 미국과 국내 증시가 조정을 곧 마무리할 것이란 기대를 반영했다. ‘TIGER 미국S&P500’(1929억원)과 ‘KODEX 미국S&P500’(973억원)이 각각 순매수 1위와 4위를 기록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1441억원, 1323억원의 순매수가 몰린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였다. 지난주 3.52% 내린 코스피지수와 2.35% 내린 코스닥지수의 반등에 베팅한 자금이다. 946억원의 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