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률＞기준금리…'머니 무브' 촉발 기대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금 규모가 1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2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주당배당금/주가)이 처음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4일 KDB대우증권은 국내 전체 상장사 중에서 예상 주당배당금(DPS) 자료가 존재하는 종목(우선주 포함)의 작년 연간 배당금 총액이 22조2천95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증시 개장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2014년의 16조5천억원보다 무려 35%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간 4조원을 넘지 못하던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액도 8조3천억원으로 최고치를 새로 썼다.

유진투자증권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지난해 배당금 총액이 18조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교보증권은 코스피200지수 내 상장사의 배당금 총액은 15조1천900억원으로 예상했다.

상장사의 사상 최대 배당은 정부의 배당 정책 강화와 맞물려 국내 대표 기업들이 배당 규모를 줄줄이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29일 11조원대의 자사주 매입 결정과 분기배당 제도 검토 등의 내용이 담긴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고 다른 국내 대형 상장사들도 배당 확대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주주 배당 수준을 꾸준히 늘리겠다며 배당성향 15∼20%와 배당수익률 2%를 1차 목표로 제시했다.

SK도 지난해 6월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연 기업설명회에서 배당성향을 30%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배당성향을 단기적으로 15%, 중장기적으로 25∼3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포스코는 분기배당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배당 확대 계획을 내놓은 것은 그간 '쥐꼬리 배당'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높은 원성과 정부의 주주친화 정책 강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이익의 일정 부분을 투자나 임금, 배당 등에 쓰지 않고 사내유보금으로 쌓아둔 기업에 세금을 물리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다양한 배당 확대 장려책을 내놨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4개 분기 연속 국내 상장사의 순이익이 증가해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정부의 기업소득 환류세제까지 시행되면서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한국은행 기준금리(1.5%)를 넘어서며 시중 유동성의 증시 유입을 촉발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배당수익률은 2013년 10월 1.1%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8% 수준까지 빠르게 높아졌는데, 이는 기준금리를 상회한다"며 "기업 주주환원 정책의 추세적 확대와 저금리 장기화 측면에서 배당 투자의 매력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상장사의 배당성향이 30%까지 확대되면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은 2%를 넘어 국채 수익률을 넘어설 수 있다"며 "저금리 시대 주식 투자는 배당 투자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표> 현금 배당 규모 증감 추이
(단위 : 십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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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현금배당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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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 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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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 1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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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 13,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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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 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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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 1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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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14,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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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1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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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1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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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1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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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16,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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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F │ 22,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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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대우증권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