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용진은 '조정'으로 마무리…이부진은 소송 중
조정 내용 비밀로 남아…거액 위자료 오가기도

최태원(55) SK그룹 회장이 부인 노소영(54)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공개하면서 그간 세간의 이목을 끌며 결혼했다가 파경을 맞은 재벌가의 사례가 새삼 관심을 끈다.

29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45) 호텔신라 사장이 남편 임우재(47) 삼성전기 상임고문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이혼 소송을 하고 있다.

1998년 결혼한 두 사람은 특히 '재벌가의 딸과 평사원의 사랑'으로 관심을 끌었다.

임 고문은 결혼 당시 삼성물산 소속 평사원이었다.

그러나 성격 차이 등으로 갈등을 겪다 결국 이 사장이 지난해 10월 법원에 이혼 신청을 냈다.

재벌가 등 유명 인사는 소송에서 책임을 다투는 과정이 드러나는 게 부담스러워 사전 조율을 거쳐 조정을 신청함으로써 짧은 시간에 이혼 절차를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사람은 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소송으로 이어졌다.

남편 임 고문은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혼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소송은 내년 1월 14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기 부사장이던 임 고문은 이달 초 삼성그룹 인사 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부진 사장의 오빠인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큰딸인 임세령(38) 대상 상무와 1998년 결혼했다가 2009년 이혼했다.

임 상무가 이혼 및 재산분할청구 소송을 냈다가 일주일 만에 조정이 이뤄졌다.

양측이 조정에 앞서 따로 만나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권을 합의하면서 자세한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임 상무가 수천억원대 재산과 양육권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가장 비싼 이혼'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외아들인 정용진(47) 신세계 부회장은 1995년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여배우 고현정(44)씨와 결혼해 '세기의 커플'로 주목받았지만, 8년여 만인 2003년 11월 각자의 길을 택했다.

고씨가 이혼 조정신청을 냈고, 정 부사장이 고씨에게 위자료로 15억원을 지급하며 자녀 양육권을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2011년 5월 플루티스트 한지희 씨와 재혼했다.

이밖에 큰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1999년 결혼한 최원석(72) 전 동아그룹 회장과 장은영(45) 전 아나운서는 2010년 4월 헤어졌다.

장 전 아나운서가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한 뒤 조정이 성립됐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인기를 끈 장 전 아나운서가 27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재벌 총수와 결혼하면서 당시 큰 관심이 쏠렸다.

그는 배우 김혜정 씨와 여성 그룹 펄시스터즈의 배인순 씨에 이어 최 전 회장의 세 번째 아내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