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biz칼럼] 물 절약, LPCD를 계산해보자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 가을 전국을 바싹 태웠던 가뭄
    큰 댐을 짓고 새는 물 막기보다
    1인당 사용량 절약이 최우선 방책

    한무영 <서울대 교수·환경공학 myhan@snu.ac.kr >
    [biz칼럼] 물 절약, LPCD를 계산해보자
    지난가을 가뭄이 길어지면서 물부족 문제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댐 건설, 누수탐사 등이 부족한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됐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여기서 엉뚱한 질문을 하나 해보자. LP와 CD를 합하면 뭐가 될까? 혹시 레코드판(LP) 위에 콤팩트디스크(CD)를 올려놓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썰렁하기 그지없는 질문이 된다. 하지만 두 글자를 합쳐 놓으면 한 사람이 하루에 물을 몇 L나 사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원단위(原單位)인 LPCD(liter per capita day)가 나온다.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용어다. ‘상수도공학 개론’의 제1장에서는 상수도 시설의 계획, 설계, 운전 시 반드시 필요한 단위로 LPCD를 설명하고 있다.

    필자는 ‘물의 위기’라는 학부생 강좌에서 수강생들에게 하루에 물을 몇 L씩 쓰는지 자신의 LPCD를 계산해 오라고 꼭 과제를 낸다. 학생들은 너무 쉬운 과제라는 점에 한 번 놀라고, 자신이 이렇게나 물을 많이 쓰며 낭비하고 있었다는 충격에 두 번 놀란다. 개인별 물 사용량을 수치로 알게 되면 자신이 일상생활 속에서 물을 얼마나 낭비했는지, 어디서 얼마나 절약해야 할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누구나 수도요금과 물 사용량이 적힌 고지서를 보면 LPCD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사용량을 식구수 또는 사용자수로 나누고, 다시 사용일수(30일 또는 60일)로 나눠 나온 수치가 자신이 하루에 집에서 쓰는 수돗물 양이다.

    지난해 서울시 통계를 보면 1년간 1037만명에게 총 11억2900만t의 수돗물을 공급했으니 서울시민 1인당 LPCD는 298L다. 그중 누수 등을 제외한 실제 LPCD는 대략 1인당 282L 정도다. 한 사람이 매일 가정에서 189L, 일반용 66L, 공공에서 21L, 욕탕에서 6L를 쓴다.

    외국과 비교해 보자. 독일 가정의 LPCD는 80~100L로 한국의 절반 정도다. 만약 한국이 독일처럼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면 서울시는 팔당댐 저수 용량보다 두 배 많은 5억6000만t을 해마다 한강에서 덜 퍼와도 되며, 하수처리장에 쏟아져 들어오는 오수의 양도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물을 공급하는 데 드는 전기 사용량 감소는 덤이다. 수돗물이 생산원가보다 싸 세금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LPCD를 낮추면 세금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별로 LPCD를 이용해 관리하면 물 사용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또 물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과 투자의 우선순위를 합리적으로 정하고,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할 수도 있다. 다양한 물 관련 사업의 효과와 비용을 판단할 때 LPCD를 1L씩 줄이는 데 필요한 비용을 계산하면 어떤 사업을 먼저 해야 하는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새는 물을 막거나 물그릇을 키우는 사업보다 LPCD를 줄이는 게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LPCD는 물 전문가나 기술자만 알아야 하는 수치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한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LPCD를 계산해보라는 과제를 내보자. 그러면 모든 학생과 학부모가 자신이 물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다.

    회사 면접 시에도 LPCD에 대해 아는지 질문을 툭 던져보자. 물을 절약하는 사람은 다른 것도 잘 절약하기 마련이다. 지도자를 뽑을 때도 LPCD를 물어보자. 그러면 그는 한국의 물 부족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올바른 정책을 펼 것이다.

    한무영 <서울대 교수·환경공학 myhan@snu.ac.kr >

    ADVERTISEMENT

    1. 1

      트럼프의 독불장군식 이란 접근

      전쟁에 나서는 것은 한 국가가 내릴 수 있는 가장 큰 결정이다. 전쟁은 시작하는 것보다 끝내는 것이 어렵다. 빠르게 끝나는 전쟁은 거의 없다. 적의 예상치 못한 능력과 회복력에 맞춰 전쟁을 시작한 쪽은 전략과 목표를 끊임없이 바꿔야 한다. 많은 전쟁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전쟁은 항상 국가를 시험대에 올리고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대중의 동의에 기반한 공화국 정부는 참전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야만 한다. 전쟁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성공한 모든 미국 대통령은 그렇게 했다. 그렇지 못했던 린든 존슨, 조지 부시 등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퇴임했다. 반면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미국 국민이 자신과 함께할 준비가 될 때까지 2차 세계대전 참전을 미뤘다. 전쟁을 위한 절차미국 헌법은 전쟁을 선포할 권한을 의회에 위임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력을 사용하는 모든 경우에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은 군사 문제와 관련해 행동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불확실한 분쟁에 미국 군사력 상당 부분을 투입해야 할 때 대통령은 의회와 국민 동의를 받아야 한다.특정 위협에 대응해 미국 대통령이 군사력을 사용할 때 의회 승인을 종종 요청받았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 의회는 일본과의 전쟁을 정식으로 선포했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의회가 압도적으로 지지한 ‘통킹만 결의안’을 이용해 베트남전쟁을 확대했다.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침략자를 몰아내기 위한 군사 행동을 개시하기 전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지지 결의안과 의회 승인을 모두 얻어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 조지

    2. 2

      [토요칼럼] 선순환하는 '선한 영향력'

      지난해 12월 연세대 대강당에선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자폐스펙트럼 장애 탓에 웃음과 울음마저 잃고 살던 아이들이 원하는 악기를 찾아 수개월간 연습한 뒤 합주를 선보였다. 1600석 규모 강당 무대에 오른 아이들은 기타, 색소폰, 클라리넷 등을 손에 들고 여름 내내 흘린 구슬땀의 결실을 보여줬다.아빠 엄마와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던 아이들은 장애의 틀을 깨고 나와 처음으로 ‘자기만의 소리’를 냈다. ‘너에게 난, 나에게 넌’(자전거 탄 풍경) ‘버터플라이’(러브홀릭) 등의 연주가 강당에 울려 퍼지자 객석을 메운 부모와 청중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이날 공연은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의 기부로 시작됐다. 슈가는 지난해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50억원을 전달했다. 그의 본명을 딴 ‘민윤기 치료센터’가 문을 열었고 아이들을 위한 합주 치료 프로그램도 마련됐다.세 살이 되기 전 증상이 시작되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신경 발달이 늦어져 사회성과 언어능력 등을 잃는 질환이다. 이 병을 앓는 아이들은 성장기 자연스레 익히는 표정, 몸짓 같은 사람 간 신호를 이해하지 못해 또래와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증상이 폭넓고 다양해 ‘스펙트럼’이란 수식어가 붙었다.병을 단번에 고쳐주는 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오랜 기간 차곡차곡 아이들의 사회성을 키워주는 치료가 필요한데 그동안 이를 위한 장소도, 프로그램도 마땅치 않았다. 센터를 통해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 속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슈가의 첫 기부는 새 생명을 얻어 계속 자라나고 있다. 센터가 문을 열자 이곳을 향한

    3. 3

      [취재수첩] 법 왜곡죄 시대 난맥상 예고한 '빈손 특검'

      “결국 검찰에 판단을 떠넘긴 것 아닌가요.”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겠다고 밝히자 한 부장검사가 내뱉은 말이다. 의혹이 없다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 그만인데, 특검은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수사를 마쳤다. 특검팀 스스로 “당사자들의 업무상 과오일 뿐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고 판단해 놓고도 검찰에 공을 넘겼다.지난 5일 열린 수사 종료 브리핑에서도 기자들의 질문은 한 방향을 향했다. 대검찰청 감찰과 결과가 다르지 않다면 무혐의 처분을 내렸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특검은 기소 판단이 어렵다거나, 불기소 결정 시 불복 절차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거나, 특검법에 불기소 규정이 없다는 말로 대답을 갈음했다. 90일간 독립적 수사권을 부여받은 기관의 결론치고는 초라했다.이번 상설특검은 검찰을 겨냥한 정치권 압박으로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2024년 12월 서울남부지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서 압수한 관봉권 띠지가 보관 중 사라지면서 시작됐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여권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전씨의 연관성을 지우려는 고의 폐기라는 의혹을 제기했다.대검은 작년 10월 감찰 끝에 실무상 과실이 있지만 지휘부의 고의 증거 인멸은 없다고 결론 내렸고, 상설특검 결론도 대검 감찰과 다르지 않았다. 결국 수사 대상이던 검찰이 추가 수사와 기소 여부까지 결정해야 하는 기묘한 상황이 됐다.특검팀의 또 다른 수사 대상이던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엄희준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등이 쿠팡 불기소를 압박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한 이 사건에서 특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