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이 확정되자 CJ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수형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실형이 선고돼 막막하고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 측 변호인도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며 “대법원에 재상고하겠다”고 말했다.

CJ그룹은 이 회장 부재로 인한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성장 동력을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CJ그룹은 2013년 7월 이 회장 구속 이후 잇따라 투자에 차질을 빚어 왔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싱가포르 APL로지스틱스, 동부익스프레스,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올해는 투자 계획을 수립하지도 못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오너 부재로 과감한 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 상황이 지속되면 그룹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만성신부전증과 CMT(샤르코 마리 투스)라는 신경근육계 유전병을 앓고 있는 이 회장은 1심 재판 중이던 2013년 8월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뒤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채 재판을 받아 왔다. 생물학적으로 남이나 다름없는 아내의 신장을 이식받아 가족의 신장을 받은 경우보다 면역 억제제를 강하게 사용해 바이러스 감염 등에 취약한 상태다. 신장이식을 받을 당시 60㎏이던 체중은 최근 51㎏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몸 상태가 좋아지지 않고 있어 수감 시에는 생명이 위독할 정도”라며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스트레스가 크게 줄어 상태가 호전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헛된 희망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