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기후협약이 국내 태양광산업 성장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 확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유진투자증권은 “당초 태양광 시장의 내년 성장률을 20%로 예상했으나 파리기후협약으로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양광사업이 주력이거나 미래 신수종사업인 LG전자 한화큐셀 OCI 3개사는 각자 처한 상황에 맞춘 ‘3색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파리기후협약으로 시장 커진다"…태양광업계 3사 '3색 전략'
고효율화에 집중하는 LG전자

LG전자는 태양광사업을 자동차 부품사업과 함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압도적인 효율의 태양광 모듈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더해 시장을 장악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가 생산 중인 태양광 모듈의 효율(태양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비율)은 19%로, 상당수 중국업체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효율 15%)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LG전자 관계자는 “효율 19%짜리 모듈은 미국 선파워 등 세계적으로 몇 개 업체만 생산하고 있다”며 “내년 생산 예정 물량까지 판매가 마무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내년에 현재 생산 중인 고효율 모듈에 IoT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실시간으로 날씨, 전력 사용량 등을 측정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계열사인 LG화학과 협력해 폴리실리콘이 아닌 신소재를 활용한 모듈도 개발 중이다. 이 소재를 개발하면 효율이 최대 40%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머징 시장 겨냥하는 한화큐셀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 등을 통해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발전’으로 이어지는 태양광 일관체제를 구축한 한화그룹은 이머징 마켓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인 모듈 사업은 올해 초 미국 넥스트에라와 1조원어치에 달하는 1.5기가와트(GW)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일감을 충분히 마련했다.

이에 따라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이머징 국가의 발전 시장 공략을 강화해 사업 확장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번 파리기후협약에서 개발도상국도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제시토록 했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 태양광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터키 남서부에 있는 부르두르주에 2016년 3분기까지 2단계에 걸쳐 총 18.3㎿ 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1단계인 8.3㎿짜리 발전소는 지난달 30일 준공해 전력 생산에 들어갔다. 한화큐셀의 계열사인 한화큐셀코리아도 인도 태양광 기업 아주르파워와 현지 합작법인을 세워 인도 안드라 프라데시주에 건설하는 50㎿ 규모 태양광발전소에 투자하기로 지난 8월 결정했다.

‘탈(脫)소재’ 페달 밟는 OCI

태양광 밸류체인의 가장 밑에 있는 소재(폴리실리콘)사업을 주로 하는 OCI는 폴리실리콘이 공급 과잉에 빠지면서 최근 3~4년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OCI는 폴리실리콘이 포함된 베이식 케미컬 부문 매출 비중(지난 3분기 기준 64%)은 낮추고 태양광발전 및 비태양광(탄소 소재) 부문 비중을 높여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주력인 폴리실리콘 업황이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OCI는 내년에도 실적이 흑자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비소재 분야 사업 확장이 성공하면 턴어라운드에 도달하는 기간이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OCI는 건물 옥상 등에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분산형 태양광발전소를 9월 중국에 처음으로 세웠다. 내년 3월엔 전북 새만금에 열병합발전소를 준공해 국내 민간 발전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송종현/남윤선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