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무 전 회장(왼쪽)과 윤증현 전 장관. / 한경 DB
신영무 전 회장(왼쪽)과 윤증현 전 장관.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등의 설립이 허용되면서 고교평준화가 사실상 붕괴된 상황인 만큼 고교 신입생 선발을 자유화해야 합니다.”(신영무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대학 진학률을 낮춰 학력 인플레를 줄이려면 고교 입시부터 부활할 필요가 있어요.”(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10일 바른사회운동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공동주최로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교육개혁 토크콘서트’는 비교육계 인사들의 대폭 참여가 눈에 띄었다. 고교평준화 폐기, 고입 제도 부활, 대학 수학능력시험(수능) 폐지 등 각종 교육 현안에 대한 과감한 제안도 많이 나왔다.

바른사회운동연합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신영무 전 대한변협 회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고교·대학 신입생 선발 자유화 △대학 진학률 축소 및 대학구조개혁 법·제도 정비 △수능 폐지 △직업·인성·체육교육 강화 등을 주장했다.

신 전 회장은 공교육 실패의 원인으로 평준화 정책을 꼽았다. 그러면서 “특목고·자사고 설립으로 평준화 정책이 사실상 붕괴됐고, 이 학교들이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명문대 진학에만 몰두하는 경향도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고교에 선발권을 부여해 능력이나 적성이 비슷한 학생들끼리 수업을 받도록 해야 한다. 또 대학에도 신입생 자율선발권을 줘 변별력을 상실한 수능 대신 대학별 고사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해 창의적 인재를 선발, 양성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1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교육개혁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석한 (왼쪽부터) 이주호·윤증현 전 장관, 정성희 동아일보 위원, 김희삼 KDI 부장, 김영희 한겨레 에디터. /  바른사회운동연합 제공
1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교육개혁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석한 (왼쪽부터) 이주호·윤증현 전 장관, 정성희 동아일보 위원, 김희삼 KDI 부장, 김영희 한겨레 에디터. / 바른사회운동연합 제공
패널로 참석한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고입 제도 부활과 대학 기여입학제 허용 등 논란이 될 만한 어젠다를 내놨다.

윤 전 장관은 “문제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현 상황에선 고입을 부활시키는 방향이 맞다. 동시에 공업·상업·농업고 등의 직업교육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대졸자 학력 인플레를 줄이고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해나가는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어 “과잉학력 해결 없이는 아무리 눈높이를 낮추고 노동개혁을 해도 청년일자리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사립대의 경우 국가가 규제하기보다는 100% 자율권을 보장하면 자연스럽게 대학구조개혁이 진행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철저한 관리·감독을 전제로 대학의 기여입학제를 허용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바른사회운동연합은 초당파적 ‘국가교육개혁위원회’(가칭) 구성을 제안했다. 신 전 회장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예외 없이 교육정책이 바뀌어 혼란과 부담을 야기했다. 따라서 독립적·국가적 특별기구를 구성해 교육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토크콘서트에는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좌장으로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 정성희 동아일보 논설위원, 김영희 한겨레신문 사회에디터 등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 정갑영 연세대 총장, 우동기 대구교육감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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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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