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황부기 통일부 차관, 개성공단 남북경협 사무소 초대소장
北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 각종 회담에 단골로 참여
전종수, 우리 차관급 못미쳐 "격 맞지 않는다" 지적 가능성


제1차 남북당국회담의 남, 북측 수석대표를 맡게 된 황부기(56·黃富起) 통일부 차관과 전종수(52·田鍾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은 남북회담의 베테랑들로 꼽힌다.

경북 안동 출생인 황 차관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행정고시(31회)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통일부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그는 통일부 장관 비서관과 정책기획과장, 남북회담본부 회담연락지원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고, 특히 교류협력국장은 두 차례 역임했다.

2005년에는 개성공단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초대소장을 맡아 남측 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북측 당국자와 한 건물에 상주하며 각종 경협 관련 협의를 전담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의 원인이 된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 당시에는 정부합동조사단장을 맡아 사건 경위 조사와 발표를 주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통일부 차관으로 재직 중이며, 조직내에서는 신중하고 침착하며 원칙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측 수석대표인 전 부국장은 1992년 사망한 전인철 당시 북한 외교부 부부장의 아들로 2대째 대외 분야에서 '회담 일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평통 서기국 참사와 내각사무국 과장, 조평통 서기국 부장 등을 역임한 전 부국장은 2002년 제2차 금강산관광 당국간회담과 제12∼21차 남북 장관급 회담, 2007년 남북총리회담 등에 북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격(格)' 논란 끝에 무산된 2013년 남북당국회담에서도 전 부국장은 북측 대표단 명단에 올라 있었고, 지난해 2월 남북 고위급 접촉 때도 참여한 인물이다.

우리 측 회담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 부국장은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의 이론가로 만만치 않은 대화 상대였다고 한다.

본회담이 막히면 실무접촉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등 머리회전이 빠르다는 평을 받았다.

등장 당시에는 60년대생의 40대 신진이라는 점 때문에 북측의 '386세대'로 지칭됐다.

2007년 서기국 부국장으로 올라선 그는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당시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남측 민간조문단의 방북을 영접하는 역할을 맡았고, 2012년에는 평양 세계평화센터에 마련된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분향소를 조문했다.

그러나 북측이 우리 정부가 차관급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판단하는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을 수석대표로 제시함에 따라 수석대표의 격(格)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당국회담 수석대표의 격(格) 문제가 대두할 가능성에 대해 "북쪽의 인사에 대해 우리가 평가하고, 또 북쪽이 우리 쪽 인사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이번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황철환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