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 부품 2조원어치 구매…"상생 노력 계속"

"한국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스테이(stay) 쪽으로 보는 게 맞다"

한국 화웨이는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한 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이 이미 점유율을 공고히 하고 있어서다.

시장 규모가 중국 내수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작다는 것도 국내 사업 전략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987년 자본금 300만원으로 시작한 화웨이는 현재 통신장비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1위 업체로 꼽힌다.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든 뒤에는 불과 몇 년 만에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화웨이는 올해 스마트폰 예상 출하량을 작년보다 33% 증가한 1억대로 잡았다.

화웨이가 국내에 내놓은 스마트폰은 아직 2종에 불과하다.

작년 9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 'X3'와 이달 출시한 구글 레퍼런스폰 '넥서스6P'가 전부다.

켈빈 딩 한국 화웨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 시리즈를 내년에는 국내에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지만 적극적인 공략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이날 행사장에 최근 출시한 넥서스6P를 비롯해 '메이트S', 'P8' 등 주요 스마트폰 라인업을 전시했다.

딩 대표는 화웨이 스마트폰의 강점에 대해 자체 개발한 키린 프로세서, 배터리 수명, 네트워크 장비 기술을 기반으로 한 통신 안정성을 내세웠다.

화웨이는 한국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가지는 상징성과 매력을 고려할 때 통신장비사업을 비롯해 국내 업체들과의 상생 노력은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학수 한국 화웨이 부사장은 "화웨이는 올해 한국 중소기업의 부품을 18억7천400만달러(2조2천억원)어치나 구매했다"면서 "한국 ICT산업의 일원으로 선진 기술 도입과 국내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2002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화웨이는 현재 국내 이동통신 3사에 통신장비 및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법인 180여명 직원 가운데 한국 현지 직원은 75%에 달한다.

중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전경련 가입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