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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입장 저지당해…롯데 "무분별한 소송에 민형사 대응"

롯데그룹 창립자인 신격호(94) 총괄회장이 두 달여만에 다시 자신의 '숙원 사업'인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했다.

하지만 동행한 장남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롯데그룹으로부터 출입을 저지당했다.

1일 롯데물산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오후 3시 10분께 제2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에 도착했다.

신 총괄회장의 제2롯데월드·월드타워 방문은 지난 9월 30일 이후 2개월여만이다.

그는 우선 103층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을 둘러본 뒤 14층 실내로 자리를 옮겨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 등으로부터 공사·영업 현황을 보고 받았다.

그러나 롯데월드타워 1층까지 신 총괄회장을 수행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물산 관계자들의 저지로 끝내 공사 현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그룹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업무 보고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정혜원 SDJ코퍼레이션(대표 신동주) 상무 등은 "이건 (신 총괄회장)을 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안에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신동주 부회장 측의 신고로 롯데월드타워 1층에는 실제로 경찰까지 출동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약 2시간 반 가량 제2롯데월드·월드타워에 머물다가 오후 5시 30분 넘어서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집무실 겸 거처로 떠났다.

출발 직전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빨리 가자"며 일행을 재촉했다.

앞서 이날 낮 12시께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서울중앙지검에 신동빈(60) 롯데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1)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등을 업무방해, 재물은닉 등의 혐의로 고소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자신 명의의 고소장에서 쓰쿠다 사장이 작년 8~12월 신동주 전 부회장이 허가 없이 자회사 돈을 잘못 투자해 90억원을 날렸다는 허위보고를 반복해 해임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지난 7월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신동빈 회장과 일본인 임원들이 건물 출입구를 봉쇄한 채 임시이사회를 열어 자신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전격 해임한 점, 당시 임시이사회 직전 신 총괄회장의 대표이사 인감을 꺼내지 못하게 봉인한 점 등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내일(2일)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에 대한 두 번째 심리를 앞두고 전략적으로 소송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근거없는 고소·고발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무고함이 밝혀질 것이고, 계속 부문별한 소송이 제기되면 그룹의 정상적 업무를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앞으로 민형사적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연로한 신격호 총괄회장을 무리하게 롯데월드타워까지 안내한데 대해서도 유감을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날 업무보고 과정에서 평소와 달리 기침을 많이 하는 등 건강이 다소 좋지 않아 보였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안희 이도연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