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맥] 마약청정국 지위, 국제공조로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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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확산되는 신종 마약류
밀반입 차단 위한 정부간 협력 강화
일반인 남용 방지대책도 서둘러야"
김낙회 < 관세청장 >
밀반입 차단 위한 정부간 협력 강화
일반인 남용 방지대책도 서둘러야"
김낙회 < 관세청장 >
![[정책의 맥] 마약청정국 지위, 국제공조로 지킨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511/AA.10919839.1.jpg)
마약은 개인의 건강을 해치고 범죄를 비롯한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 전통적인 마약과 기존 마약 성분에 변형을 가한 신종마약의 확산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신종마약은 대마초, 필로폰처럼 기존의 마약과 비슷하지만 값이 저렴하고 더 강력한 환각효과를 가진 물질을 말한다. 합성대마, 합성케치논, 카트 등이 대표적이다. 신종마약은 주로 회사원, 학생 등 일반인이 합법을 가장한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특송, 국제우편 등으로 쉽게 밀반입하고 있다.
관세청은 신종마약 밀수 차단을 위해 그간 꾸준하게 신종마약 적발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관세청은 합성대마, 케타민 등 168건 17.28kg의 신종마약을 적발했다. 최근 10년간 최대 적발량이다. 하지만 신종마약의 근본적인 퇴치를 위해서는 전 세계의 관심과 협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판단, 다른 국가들과의 합동단속을 제안했다. 관세청은 2013년 아태지역 14개국과 신종마약 단속 프로젝트를 시행한 이후, 프로젝트를 상시화하거나 다른 지역과 연계하면서 단속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관세기구(WCO) 제34차 조사감시위원회에서는 글로벌 차원의 신종마약 합동단속을 제안했고, 회원국들의 지지로 시행을 결정했다.
성공적인 합동단속작전을 위해 지난 5월 서울에서 사전준비 세미나를 열었다. 단속작전 기간인 10월에는 브뤼셀에 있는 WCO 본부에 작전통제본부를 마련하고 직원들을 현지에 파견, 참가국의 단속활동을 지원했다. 이번 글로벌 합동단속작전의 작전명은 ‘캐털리스트(CATalyst)’로서 촉매(catalyst)라는 뜻이다. 신종마약에 대한 세계 차원의 관심을 촉구하고, 작전의 로고인 고양이처럼 적극적인 관심과 자세로 신종마약을 감시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합동단속작전에는 94개 WCO 회원국은 물론 UN마약범죄사무소(UNODC),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 인터폴 등 국제기구가 참여해 신종마약 1132kg을 포함해 총 8770kg의 마약을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일반마약 7638kg은 일반국민 약 2억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특히 페루는 터키로 밀반출 직전이었던 코카인 6.2t을 공해상에서 적발하기도 했다. 페루 사상 최대의 코카인 적발 실적이다. 요르단은 시리아 반군이 주로 사용한다고 알려진 캡타곤 145만정을 적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같은 기간 관세청 산하 마약단속부서가 특별단속을 벌여 복부에 둘러 밀반입하려던 캄보디아발 메트암페타민 132.4g을 적발하는 등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단속실적을 올렸다. 이번 작전은 신종마약을 대상으로 WCO가 주관한 최초의 글로벌 단속작전을 한국이 선도하고 신종마약 확산 방지를 위해 국제공조체제를 구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신종마약 밀수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세 당국 간의 범(汎)지구적인 공조와 협력이 중요하다. 이번 합동단속작전을 계기로 국제공조 체제가 더욱 강화되기를 바라며, 국내에서도 유비무환의 자세로 일반인들의 남용을 차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다.
김낙회 < 관세청장 >